(121214)유럽 선진 도축가공장 취재(농수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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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작성일 2012.12.15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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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당 돼지 360마리를 처리할 수 있는 도축시설을 갖춘 스위스 스벡(SBAG) 도축장의 내부 모습. 이 도축장은 기존 3개 도축장을 통합해 새롭게 지은 것으로 땅값을 제외하고 400억원가량이 투입됐다.


- 도체에 사람 손 닿지 않고 부산물 위생적 처리
- 국내 자동화 도입…위생관리 개선 필요

유럽 선진 도축·가공 시스템은 절식이 기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도축과정에서 돼지 도체에 사람 손이 닿지 않는 등 위생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표준설계에 따른 도축가공장 운영을 비롯해 적내장과 백내장 등 부산물의 위생적인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위생과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축산물처리협회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모두 17명의 참가자들로 견학단을 꾸려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 6개국의 선진 축산물 도축·가공·유통 실태를 조사했다.

6박8일간 동행 취재 결과 덴마크를 포함해 유럽 도축·가공공장들은 기본적으로 생산부터 운송, 도축·가공, 유통에 걸쳐 사슬구조에 비교될 정도로 연결고리가 튼튼하게 가동됐다.

우선 생산농가에서는 출하 전 절식이 기본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운송과정은 2층 내지는 3층 구조로 된 무진동차량으로 돼지 수송이 이뤄지고 있다. 

돼지에서 돼지고기로 넘어가는 첫 관문에 해당하는 도축에 앞서 계류장의 경우 조명이나 환기 상태가 동물복지를 고려해 최적화돼 있고 물을 사용하지 않는 마른 바닥도 국내 환경과는 큰 차이를 드러냈다. 도축품질을 고려해 CO2 기절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도축 과정은 계류장에서 CO2 기절기쪽으로 돼지몰이를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자동화돼 있다.

특히 돼지 도체에 사람 손이 닿지 않게 기계를 통한 자동 관리가 이뤄지고 있고 부산물은 적내장과 백내장이 도축장 내부에서 별도 라인을 통해 위생적으로 분리·처리되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EU 내에서도 높은 인건비로 인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밀리다 보니 수율 1%를 올리기 위해 식육원료의 생산성 및 도축품질 향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고 비용과 수익,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네덜란드 역시 도축가공과 관련해 시간당 5만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비롯해 정부로부터 특별한 자금지원이 없기 때문에 효율성을 기본으로, 인력과 위생을 최대한 고려해 도축·가공장을 설계하고 바닥, 공조 시스템은 물론 전기, 물사용 등 세심한 부분까지 철저하게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박시진 (주)만나 이사는 “하루 860마리를 도축하고 820마리를 자체 발골해 부분육으로 처리하는 스웨덴의 도축장을 보고 자동화를 통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면서 “우리나라는 내장 적출시 외부로 빼서 처리하는데 도축장 안에서 모두 위생적으로 처리되고 있는 모습은 정말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준표 (주)JP솔루션 대표는 “스위스와 덴마크 도축장에서는 질병을 분류하고 코드화해 전산을 통해 수의식품청으로 바로 전송하고 있었다”며 “급속냉각을 제대로 하고 냉장실에서 공간활용을 위해 도체를 붙여놓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규정도 많은 부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도 농림수산식품부 안전위생과 사무관은 “우리나라 도축장에서 도체에 사람 손이나 물이 접촉하는 것을 가능하면 개선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현실상 도축시설을 모두 기계화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복부절개만 제대로 해도 품질개선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2012년 12월 14일 - 농수축산신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