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206)축산물의 최종 관문 유럽 도축장을 가다②(축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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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작성일 2013.12.07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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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의 최종 관문 유럽 도축장을 가다②

스페인 「Le Porc Gourmet」 & 보케리아 전통시장

 

 

 

오염도 낮추고 열전도율은 높이고

 

1차 세척 후 탕박 실시

화염 방사전 물기 제거

화염방사기’ 3대 배치

잔모 처리하는 동시에

미생물수 최대한 억제

위생구간 자동화 작업

 

 

 
르 포크 구르메(Le Porc Goumet) 도축장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주에 있는 자치시 베르가(berga)에 위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약 80km 떨어진 곳이다.

 

축산물종합전문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이곳은 돼지만을 전문으로 작업하고 있다.(유럽 도축장들 대부분이 돼지와 소 도축장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시간당 약 950여두의 돼지를 작업해 연간 약 200만두를 공급하고 있는 대형 작업장이다. 국내 연간 돼지 도축두수를 감안하면 약 12% 물량 공급이 가능한 곳이다.

공급되는 돼지의 절반은 3곳의 직영농장에서, 나머지는 외부 조달로 이뤄진다고 한다.

작업장이 처음 문을 연 것은 1969. 올해로 45년째다.

회사는 달라진 환경과 최신 설비 도입을 위해 조금씩 작업환경을 보완하다 4년 전 모든 도축·가공 라인을 자동화 시설로 리모델링했다. 기기 모두가 자동화 되어 있는 가운데 작업 인원은 약 450 여명에 달한다. 도축라인에 70여명이 배치돼 있고, 가공라인에 180명이, 포장라인에 80~90명이 배치돼 있다. 20여명이 물류를, 10여명이 냉동작업실에서 일하고 있다.

내장을 포함한 축산물 품질과 위생·안전 검사에는 공수의사 4명과 전문 도축검사원(Meat Inspector) 7명 등 무려 11명이 포진돼 있다.

작업 구간은 유럽 어느 도축장과 마찬가지로 생체검사와 탕박, 탈모, 화염방사 그리고 표피 세척작업이 이뤄지는 오염구간(Black zone)’과 복부 절개 후에 이뤄지는 각종 해체 작업과 내장 및 도체 검사가 최종 진행되는 위생구간(White zone)’으로 구분된다.

작업장 출입은 작업복과 손 세척과 소독, 헤어망과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다. 심지어 작은 귀걸이도 착용 금지다.

도축작업은 농장 절식이 일반화된 관계로 약 2시간의 계류시간을 거치면 바로 작업이 가능하다.

견학단들이 눈여겨 본 것은 채혈 작업이었다. 국내 작업장들의 대부분이 수평 방혈 작업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CO2 작업 뒤 실려 나온 돼지의 앞다리를 걸어 순간 불룩 튀어나온 경동맥을 정확하게 찔렀다. 도체 품질의 대부분을 좌우 한다는 방혈 작업은 순식간에 이뤄져 작은 구멍을 내어 빠른 시간 안에 방혈을 유도한다.

임욱근 롯데마트 식육생산팀장은 현장에서 측면의 경동맥을 정확히 찾아 찔러 육질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빠른 시간 내에 방혈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탕박과 탈모, 화염방사 등의 작업 공정은 우리와 같다. 다만,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한 세심한 공정이 인상적이다. 반드시 1차 세척 후 탕박을 실시해 오염도를 낮추는 동시에 열전도율을 높이고 있다. 탈모작업을 마친 도체가 화염방사기로 유입되기 전에 물기를 터는 것도 같은 취지다.

르 포크 구르메에는 다른 작업장과 달리 화염방사기가 3대가 배치돼 있다. 잔모를 제거하는 동시에 도체 표면의 미생물 숫자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곳의 설명이다.

위생구간은 위생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부분 자동화 작업으로 이뤄진다.

항문적출과 복부절개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매 사이클마다 철저한 소독작업이 병행된다. 내장을 적출한 뒤에는 복강 부위의 스팀 석션을 이용해 위생적인 세척을 도모하는 것은 기본이다.

머리를 컷팅하지 않은 채 실시하는 내장적출은 내장과 머리를 함께 작업하면서 혀를 동시에 적출하고 있다.

 

돼지 머리의 작업 효율성을 크게 높인 셈이다.

적출한 적내장은 레일에 걸고, 백내장은 슈트로 이동시킨 후 비로소 이분 도체 작업을 진행한다. 최근 돼지 머리 소비 감소로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체화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국내 도축장에서도 이 같은 작업 공정을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에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도축검사원들은 레일로 이동한 적내장과 도체라인으로 각각 나뉘어 철저한 육안검사를 실시, 이상육을 별도라인으로 분류하거나 컷팅 작업 한다. 최종 도체 합격은 수의사가 실시한다.

내장은 지하의 부산물 가공 작업장으로 종류별로 라인을 따라 자동 분산된다.

스페인에서는 각종 부산물을 햄·소시지 등 가공제품에 활용하거나 별도의 소비도 크게 활성화 되어 도축장에서 완벽하게 위생 처리해 시중에 공급한다. 때문에 적내장의 대부분은 상품화하거나 가공용으로 공급되고, 백내장 중 위와 소창은 세척해 식용 또는 소시지 케이싱으로 사용한다.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막창과 대창은 바이오 원료로 활용한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비식용 부산물도 비료화 한다. 버리는 부산물은 제로에 가깝다.

도축장 인근에 위치한 폐수처리장은 일일 돼지 11000두의 작업 물량에서 나오는 2300여 톤의 폐수를 처리한다. 이를 도축장에서 사용하는 마리당 물의 양으로 환산하니 약 206리터의 물을 사용한다는 계산이다. 두당 300리터가 넘는 물을 사용하는 우리와 비교하면 한 마리 당 무려 100리터의 물을 절약하는 셈이다.

농장에서 1차 세척을 마친 데다 도축 과정에서도 물 사용을 거의하지 않고 대신 스팀 석션 등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폐수처리는 약품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폭기조에서 공기순환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 폐수처리 과정을 모두 거쳐 생산된 슬러지의 함수율은 10% 미만으로 뽀송뽀송하다.

이같은 대규모의 폐수처리장에는 한명의 슈퍼바이저와 한명의 직원이 배치돼 있다. 폐수처리작업 역시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도축장 신축 작업을 추진 중인 부경양돈농협이 최근 이곳을 견학한 뒤 설비와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보케리아전통시장

 

 

 

100년 전통부산물 천국

 

육가공품 전문취급점 즐비

 

뒷다리 발효햄 하몽

 

어느 식당에서나 메뉴화돼

 

유럽에서의 햄과 소시지는 주식과 다름없다. 국내에서 햄과 소시지가 부대찌개나 김밥, 아이들의 간식용으로 소비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릴 적부터 이를 먹고 자라 주식이 된 식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의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케리아전통 시장과 인근 백화점과 할인점에서는 스페인의 전통음식인 하몽이라 불리는 돼지 뒷다리 발효햄을 쉽게 볼 수 있다. 식당 메뉴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다. 스페인에서 특별한 날이나 기념일에 선물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바르셀로나 람블란스 거리에 위치한 보케리아 시장은 스페인의 육류와 육가공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입구에서부터 하몽과 소시지 등 육가공 전문 상점들이 즐비해 있고,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시장 안에는 다양한 축산물 판매장이 입점해 있다.

고품질 하몽의 경우 kg250 유로(한화 36만원)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몽과 함께 눈에 띈 것은 각종 부산물이다. 열처리로 가공된 각종 위 부산물은 물론 사골과 족발, 양머리와 콩팥, 비경은 물론 심지어 고환까지도 단백질원으로 소비된다.

복잡하고 어렵지만 신선도가 생명인 부산물 처리에서 스페인은 도축작업장의 자동화와 위생시설 완비로 완숙 또는 위생적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면서 부산물 소비 활성화를 뒷받침 하고 있다.

 

 

< 2013년 12월 6일 - 축산경제신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