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30)<특별기획> 가축혈액 ‘자원화’ 축산선진국에서 길을 찾다 <下>대한민국, 혈액 자원화 시스템 조속히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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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작성일 2014.05.0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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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PC사 취재 결과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가축 혈액의 자원화는 각종 여건을 감안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가축 혈액 자원화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정부와 관련 협회, 업계 등이 나서 현재 국내 도축업계의 환경과 지역적 특성 등을 감안해 국내에 적합한 시스템을 조속히 갖춰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 가축 혈액 수집시 위생수준 개선 시급

  견학단원들은 국내 도축장 대다수가 추가 부지확보 문제, 각종 민원 및 허가 문제 등으로 충분한 폐수처리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생적인 혈액 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가축 혈액을 소중한 자원으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현재 국내 도축장 중 상당수는 비위생적인 채혈 방법으로 돼지피나 소피를 1차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특히 별도의 냉장 보관 없이 유통하는 경우도 많아 이를 통해 가공하는 순대나 선지 등의 식품이 국민 보건 위생을 저해하는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자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월 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피를 식용에 제공하거나 식품·의약품의 원료로 사용하려는 경우 별도의 위생처리시설을 설치토록 권장하고 있다.

  미국내 도축장들은 수직방혈을 하면서 스테인리스 라인을 통해 수집한 혈액을 단계적으로 스크린 필터를 거쳐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1차 혈액수집과정을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유럽에서 요구하는 식용 수준의 혈액 수집 시스템이 가동되지는 않았지만 사료용으로 사용하는 수준에서 위생적으로 1차적인 수집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었다.

  박상협 (주)축림 대리는 “미국은 혈액 수집 프로세서가 잘 가동되고 있는 것 같고 특히 도축장 내 1차 처리 부문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견학에 참가한 도축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의 경우도 수평방혈대에서 가축의 심장에서 나오는 신선한 피만 받아 식용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축 시스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위생적인 가축 혈액 수집 시설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자원화 시스템 구축…도축장 폐수 처리 부담 현안 해결

  가축 혈액 자원화 시스템은 도축장 내 시설 및 시스템 구축과 자원화 전문 시설 건립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 등의 사례로 볼 때 각각의 모든 단계는 톱니바퀴 물리듯 체계적으로 가동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가축 혈액 자원화 시스템이 30년 넘게 운영되면서 양질의 사료첨가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유럽은 식품 원료와 의약용 원료 부문까지 고려한 자원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미 APC사는 전혈에서 헤모글로빈을 분리한 뒤 플라스마를 활용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제대로 된 자원화 시스템은 고사하고 도축장에서 발생한 혈액이 폐기물로 처리되면서 투입되는 폐수처리비용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폐수처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환경문제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원화는 반드시 필요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사)도축장구조조정추진협의회가 국내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혈액량과 BOD부하량을 조사한 결과 2011년 소와 돼지를 합쳐 총 4만5207톤의 혈액량과 7459톤의 BOD부하량이 집계됐고 2012년에는 총 발생 혈액량 5만6567톤, BOD 부하량 9333톤으로 집계돼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축장의 폐수처리 비용 부담은 1개소당 연간 평균 2억5000만원 가량이 소요되고 있는데다 도축 규모가 클수록 폐수처리 비용은 경영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환 도드람엘피씨 대표는 “도드람엘피씨의 경우 순대 원료로 들어가는 일부 피를 제외하고는 전량 폐수로 처리되고 있다”면서 “처리비용만해도 월간 4000만~5000만원선에 달한다”고 말했다.

  장환달 영남엘피씨 대표도 “영남엘피씨는 폐수처리장을 건립하는데 40억원을 투입해 하루 700톤 가량의 폐수를 처리하고 있다”면서 “가축 혈액 자원화와 관련해 폐수처리비용만 절감해도 개별 도축장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소중한 자원이 될 가축 혈액의 자원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자원화 시스템 개별 구축은 어려워

  하지만 미국 등의 사례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개별 도축장이 자원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막대한 투자 자금이 소요돼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미 APC사 관계자는 견학단과의 면담에서 “가축 혈액 자원화와 관련해 3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고 다양한 연구와 기술,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한국 도축장들이 통합화하는 과정에서 APC가 역할을 하기 바란다”면서도 “한국에 시설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경제성과 효율성이 담보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도축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개별적인 차원에서 자원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권원상 (주)팜스코 신선식품사업본부 부장은 “가축 혈액을 자원화하는 것은 많은 투자가 소요되고 최종 산물에 대한 유통 등이 쉽지 않아 대기업도 개별적으로 도전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도축산업 전반의 환경 문제 해결과 위생수준을 높이는 차원에서 정부의 혈액 자원화 사업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철규 농협중앙회 과장은 “현재 국내 도축장의 여건과 규모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는 사실상 자원화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면서 “가축 혈액 자원화를 하더라도 주권을 미 APC사에 넘기는 것은 반대하며 한국실정에 맞는 한국형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도축장 여건 고려·지역 안배…시범 사업 서둘러야

  도축업계의 해묵은 과제인 가축 혈액 자원화 시스템 구축은 폐수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축산업계의 발전과 도약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도축업계의 현실 및 여건을 감안하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시범사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구홍 (주)평농 이사는 “가축 혈액 자원화 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부지확보나 투자금액이 많아 미국처럼 도축장마다 원심분리기를 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돼지피나 소피를 제외한 닭이나 오리를 비롯해 기타 가축에 대한 혈액처리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축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축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우선 폐수발생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면서 “유럽처럼 가축 혈액을 식용, 의약용까지 자원화하는 시설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 APC사나 유럽의 가축 혈액 자원화 전문 시설 등을 면밀히 비교 검토해 시범 사업을 서두르되 국내 실정을 감안해 투자 대비 효율성 등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호길 한국축산물처리협회 전무는 “국내 기술 수준에서도 일부 자원화는 가능하지만 돈 되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 개별적인 접근은 힘들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하지만 가축 혈액 자원화를 위한 단순한 시설이나 기계의 도입 등은 의미가 없는 것 같고 폐수처리비용 절감을 비롯해 헤모글로빈 및 플라스마를 활용한 자원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쪽으로 사업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설명>
사진 1. 냉장차량을 통해 도축장에 설치된 플라스마 전용·격리 탱크에서 플라스마를 매일 미 APC사 공장으로 이송하고 있다.

사진 2. 공장으로 입고된 플라스마가 컴퓨터 자동 제어 처리되고 있다. 

사진 3. 견학단원들이 미 APC 본사 사장과 부사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2014년 4월 30일 - 농수축산신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