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01)美 가축혈액 자원화…현장을 가다-3(축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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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작성일 2014.05.02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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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축혈액 자원화…현장을 가다
 
「미-유럽식」 따지기보다 국내 실정이 최우선
   

 

 

 

 

 


■ 에필로그
가축 혈액 자원화에 대한 고민을 놓고 미국 최고의 혈액처리업체인 APC사의 혈액 공장을 둘러본 국내 도축업계 관계자들은 APC의 국내 사업 진출 등 혈액 처리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 혈액처리 방안에 대해 견학단들은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한 가운데 유럽식의 경우 사업 초기 고정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 미국식의 경우 외국 업체에 혈액을 전량 인도해야 한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미국식 처리 방법에 긍정적 반응을 나타낸 관계자들의 가장 큰 중심은 ‘경제성’이었다. APC사가 국내 혈액처리 사업에 참여할 경우 두당 800원(돼지), 1000원(소)에 달하는 폐수처리 비용 및 업체별로 연간 수천만원에 달하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경감할 수 있어 당장의 도축장 경영 부담 경감에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이 새로운 축산물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가축 혈액 사업이 미래 자원임에는 틀림없지만 당장의 현실이 열악한 도축업계 현실에서 장기적인 전망을 놓고 투자와 연구를 현실화하기란 쉽지 않은 만큼 기 연구·상용화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김경환 도드람LPC대표이사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는 선지와 순대이지만 소비패턴이 나날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가축의 피를 재료로 한 음식 문화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를 고민할 때 근본적 처리방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의 혈액 처리에 대한 부담으로 미래 자원을 외국 업체에 내주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적지 않았다.
박상협 (주)축림 과장은 “국내 혈액자원화 사업은 초보적 수준이지만 그만큼 미래사업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라면서 “현실에만 안주해 자원을 내주기보다는 이번기회에 국내 현실에 알맞은 혈액 자원화 사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혈액 자원화 사업 시찰과 이에 앞선 유럽의 도축장 경영 실태 등을 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확인하면서 혈액 자원화에 대한 공감대가 그 어느때보다 높게 형성된 만큼 ‘국내 혈액 자원화 사업이 어떤 형태로든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처리협회는 국내 혈액자원화 사업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과 덴마크 등 각국의 혈액자원화 업체들과 정부 및 회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16일 ‘가축 혈액 자원화’ 사업에 대한 세미나를 마련해, 한국형 혈액자원화 사업의 장기 플랜을 확정할 계획에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견학단들의 소감을 통해 국내 적용 가능성과 시사점을 짚어본다.
 
■ 국내 시사점
장환달 영남LPC대표이사: 혈액도 상품을 만들어 자원화 할 수 있다는 자신과 확신이 들었다. 상당한 연구와 투자가 이뤄졌다는 데도 놀랐다. 무엇보다 경제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최대효과를 거둬야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측면에서 볼 때에 유럽의 사례보다는 미국의 사업시스템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유럽 대비, 미국은 원심분리를 통해 혈장을 추출, 사료화하는 등 보다 간단했다. APC가 적극적으로 추진력을 갖고 한국시장에 진출한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김경환 도드람 LPC대표이사: 혈액을 이용해 혈장 단백을 추출해 사료로 생산·공급하면서 부가가치를 얻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우리업계는 현재 가축 혈액으로 혈분을 만드는 데 kg당 600원이 들지만 이를 300원에 판매하는 경제성은커녕 만년 적자 구조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APC의 자원화 방안은 혈액처리의 기술과 전문성, 부가가치 창출에서 매우 앞서 있다. 다만, 미국처럼 국내 도축장들이 각각이 원심분리 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국내에선 전혈을 수집·처리 방안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
 
이정희 우진산업 대표이사: 혈액 자원화에 대한 기술 수준이 매우 초보적 단계에서 미국 APC가 검토하고 있는 국내 도축업계와의 협력을 통한 사업 진출은 매우 현실적이다. 국내 돼지 도축두수 일 6만두를 감안할 때 혈액 생산량이 18만톤으로 혈액을 한 곳으로 수집하다면 물량 확보도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CO2와 석션기 완비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유럽식에 비해 도축장내에 혈액을 보관할 수 있는 냉각탱크정도만 구비하면 자원화 사업을 현실화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
 
권원상 팜스코 마케팅부장: 미래 자원으로서의 혈액 가치는 충분히 인정하지만 부가가치 창출에 필요한 혈액 부문의 투자여력과 전문성, 미래 수요처 확보 등에서 볼 때 업계가 자생적으로 혈액 자원화를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과의 합작은 도축업계의 현 주소에서 가장 현실적 방안이라고 본다. 혈액 처리가 경영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APC와 같이 혈액을 무상으로 수거해 주는 조건이라면 수용할 의향이 크다.
 
황영주 삼성식품 대표이사: 가축의 혈액을 자원화 한다는 의제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선지국과 순대 등 일부 식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볼 때 APC의 시스템은 국내 혈액 수집업자들과 시장 충돌이 우려된다. 그러나 도축업계의 현실을 고려하면 업체가 스스로가 자원화시설을 설치해 활용하는 것은 벅차다. 그렇다고 혈액 사업을 무조건적으로 외국업체에 의존한다는 것도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실적 방안을 고민해 협력해야 한다.
 
전성행 ㈜민속LPC공무팀장: 도축장의 부산물이자 폐기물에 불과한 혈액을 자원화한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국내 시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도축장들은 거의 영세한데다 지역별로 멀리 떨어져 수집·운반이 쉽지 않아 거점화가 선행돼야 한다. 도축장에서는 혈액이 폐수처리의 부하를 좌우하고 있어 처리 방법에 골몰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안을 찾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 도축장이 개별적으로 혈액을 자원화하는 것이 어려운만큼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한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하길 바란다.
 
이철규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과장: 국내 도축장 타격장과 방혈구간을 보완하면 미국식 혈액 수집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미국업체의 국내 자원화 사업 진출은 단기적으로 볼 때 도축장의 폐수처리비용을 즉시 절감할 수 있으나, 혈액을 외국 기업에 무상으로 전수한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적으로 손실일 수 있다. 혈액자원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한국형모델을 개발해 점진적으로 국내에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박상협 (주)축림 과장: 혈액의 수집과정과 1차 처리에 대해서는 미국의 공정에서 배울점이 많았다. 그러나 미래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가축의 혈액을 외국 기업에 넘기는 부문에 대해선 깊이 숙고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의 경우 사료보다 부가가치가 더 높은 ‘식용’으로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물론 식용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회피할 목적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혈액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와 연구가 본격 시작되길 바란다.
 
정구홍 (주)평농 이사: 미국 APC의 시스템은 혈액을 분리해 사료화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과정에서도 많은 폐수가 발생하고 있어 한국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축 혈액의 처리는 경제성 뿐만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도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처럼 대량으로 피를 수집하기도 어렵다. 국내 여건에 맞는 한국적 아이템을 개발해 실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최해규 롯데푸드 식육전략팀장: 식용 혈액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순대공장이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보니 지방에선 혈액처리가 더욱 힘들다. 폐수 처리로 방류하거나 폐기물로 처리하고 있어 어떻게 하면 혈액 처리에 비용을 아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혈액처리가 도축장 경영에 부담이 높다 보니 이를 낮추는 방안이라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난립되지 않도록 또 개인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혈액처리사업이라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김호길 축산물처리협회 전무: 미국 방식은 혈액 자원화의 또다른 방안으로 보았다. 유럽식이 됐건, 미국식이 됐건 공통적인 건 개별 도축장들의 힘으로는 버겁다는 것. 또 혈액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경제적 측면을 놓고 볼 때 난립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어 한 곳으로의 수집이 중요하다. 도축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감안해 정부의 지원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기준을 세워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겠다.
 
< 2014년 5월 1일 - 축산경제신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