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할랄인증을 받은 소 전용 공판장이 만들어진다.

　농협 경제지주는 17일 ‘2015년도 축산경제부문 상반기 성과분석 및 경영전략회의’에서 소 전용 할랄공판장 건립 계획을 보고했다.

　할랄인증이란 이슬람 율법상 허용되는 방식으로 생산한 식품 등에 대해 해당 국가(종교단체 포함)가 심사를 거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슬람교도들은 할랄인증을 받지 않은 식품은 먹지 않는다.

　농협에 따르면 오는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전남지역에 하루 150마리의 소를 도축, 경매에 부칠 수 있는 할랄인증 소 전용 공판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 경제지주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할랄공판장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정부로부터 승인서를 접수받는대로 이사회 등의 절차를 밟아 공사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이 공판장 건설에 정부보조금과 경제사업활성화자금 등에서 31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이슬람교도는 약 13만명이며,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이슬람 관광객수가 2014년의 경우 7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이 국내에서 소비하는 할랄 인증 쇠고기는 연간 1500t(약 6000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국내에 할랄인증을 받은 도축장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도 전 세계 80억 인구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이슬람교도이며, 이들이 소비하는 쇠고기는 연간 1300만t, 금액으로 치면 119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에 할랄 전용 소 도축장이 만들어지면 국내산 쇠고기를 이슬람국가에 수출하거나 국내에 있는 이슬람교도들에게 판매할 수 있어 한우·육우 사육농가들은 그만큼 소비기반이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윤효진 농협 경제지주 축산전략국 부장은 “이슬람교도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 소와 돼지를 함께 취급하는 국내 도축장은 할랄인증을 받을 수 없다”며 “할랄인증 소 전용 도축장이 세워지면 한우와 육우 등 국내 소 사육농가들의 경영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2015년 7월 22일 - 농민신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