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8.12.05 | 작성자 | 관리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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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특별기획] 스페인 ‘이베리코’ 생산 현장을 가다 상. 스페인 돼지고기 수출 강화중 스페인은 돈육 생산·유통에 있어서 이베리코와 일반돼지로 구분해 생산, 판매하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한돈자조금이 생산, 육가공, 수입에 있어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해외 양돈산업 및 시장 조사단을 스페인에 파견, 흑돼지로 유명한 살라망까 지역을 둘러본 결과, 이베리코의 생산과 유통·판매는 이력추적 시스템을 갖춰 체계화 돼 있었다. 조사단은 스페인 살라망까에서 돼지 뒷다리로 만드는 ‘하몬’, 등심 부위에 해당하는 ‘로몬’ 등 생햄 생산 육가공장들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마트, 백화점 등 생육 판매 코너를 둘러보면서 현지 유통 체계 등을 전반적으로 살폈다.
수제품 ‘하몬’ 깐깐한 등급 관리 조사단은 현지기준으로 지난 15일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까스띨랴레온 지방에 있는 살라망까를 찾아 3대째를 이어오고 있다는 육가공장 또레온(Torreon)을 방문했다. 이 회사는 스페인에서 중간규모로 연간 1만5000마리를 가공하며, 직원 40명 정도의 육가공회사지만 ‘하몬’으로 대표되는 흑돼지 ‘이베리코’ 생햄, 소시지를 생산하는 데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컸다. 회사 관계자는 “흑돼지 이베리코는 자연방목을 하고 포르투갈 국경과 접경인 스페인 서쪽 3개 지역, 남쪽 4개 지역에서 생산하는데 이는 원료를 쉽게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몬은 자연지형은 물론 건조한 기후가 필요한데 살라망까 지역은 자연발효에 적합한 적절한 기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이 회사에서 ‘하몬’ 제조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봤다. 우선 조사단의 눈에 들어온 인상적인 부분은 이분도체를 한 이베리코 돼지의 발 부분이 매니큐어를 바른 듯 새까맣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돼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이 회사는 농가에서 생시체중 160~180kg 돼지를 구매해 작업을 시작했다. 보통 하루를 계류 하고 저압 전기충격을 가해 도축 후 이분도체한 이베리코를 따뜻한 상태로 작업을 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지방이 많아 굳으면 작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분도체의 등뼈를 제거하고 갈비, 등심, 안심, 후지, 삼겹살, 목살, 앞다리살, 항정살, 부채살 등을 제거하는 순서로 작업이 이뤄졌다. 이 같은 도축·육가공 작업은 주로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집중되고 있다. 염지과정은 무게에 따라 저장시간이 달랐다. 후지의 경우 1kg당 하루, 10kg이면 10일 염지를 했다. 지중해소금은 굵고 습기가 약간 있는 게 특징인데 하몬이 염분을 흡수하는 만큼 채워주고 있었다. 습도 90~95%, 영상 1~2도, 3개월 보관하면 방을 옮겨 3~4도 다시 8도로 온도를 높여주고 자연상태 보관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1년 이상 염지를 해야 기본적인 맛이 난다”면서 “자연상태 저장 창고의 경우 창문을 열고 닫는 과정을 반복하고 평균 18도를 유지해주며 하몬의 표면을 닦아내고 돼지기름을 발라주고 위치를 위와 아래, 좌우, 앞뒤로 주기적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깔라’라는 연장을 활용해 하몬의 위, 중간, 아래를 찔러 냄새로 발효를 확인하며 콤콤한 냄새가 났다. 하몬 제품화 과정에선 수작업과 기계작업이 동시에 이뤄졌고, 뼈를 발라내고 포장한다. 후지는 최소 7~8kg이고 이베리코 순종 여부와 도토리 급여에 따라 블랙(검정), 레드(빨강), 그린(녹색), 화이트(흰색) 4개 라벨이 붙었다. 또 다른 육가공장 페르민(Fermin)에서도 가공품처리과정을 살펴봤는데 영하 20도 냉동실에서 작은칼로 뼈를 발골하고, 하몬을 손질하고 있었다. 전기 트리밍기계로 바깥부분을 제거하고 30cm 가량의 특수칼로 하몬을 최종손질하면서 지방부분이 많이 제거됐다. 조사단은 이베리코 하몬 생산 과정을 살펴보면서 지방이 너무 많다보니 이베리코 정육 생산은 상대적으로 적어 지육중량 대비 정육률이 40%를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통상 우리나라 돼지의 정육률은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육중량대비 약 66%(생체중 대비 약 56%)이다.
생육 베요타·세보 등 등급 판매 없어 스페인 현지에서 하몬 등 발효생햄 외에 비가열 소시지나 생육에 대한 등급(베요타, 세보 데 캄포, 세보)은 따로 존재하지도 표시하지도 않았다. 조사단이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 마트와 백화점을 둘러본 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일반돼지고기와 흑돼지인 이베리코로만 구분해 유통·판매되고 있었다. 마드리드의 한 백화점에선 이베리코가 부위에 따라 kg당 11.95~23.95유로로 팔리고 있었으며, 이는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부위별로 3~4배 비싼 가격으로 조사됐다. 또한 마트에선 부위에 따라 1.5~2배 더 비싸게 이베리코가 팔리고 있었다. 조사단은 이베리코 생육을 왜 베요타, 세보 데 캄포, 세보 등으로 구분해 팔지 않느냐고 질문했지만 스페인 현지 관계자들은 생육을 등급에 따라 구분해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 오히려 반문했다. 이베리코 하몬은 도축단계에서 베요타, 세보 등 등급 구분이 확실하고 이력추적이 가능하지만 생육은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인 것이다. 스페인 현지 관계자는 “하몬은 수제품이며 공산품을 생산하듯 찍어내는 게 아니다”면서 “생육 판매에 있어서 강제규정은 없으며 생산자가 베요타, 세보 등을 쓸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이력추적을 해서 정확하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든 책임은 회사에서 지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12월 4일 - 농수축산신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