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계 붕괴…전국 도미노 물량 갑자기 늘 일 없는데 대형 도축장들이 몰려오면 인력·물량 쏠림현상 불보 듯 일부선 물량 지각변동 예고
안성에선 기업형 패커 대기 포천은 참여 대상자 고려 중 지리적 접근 용이한 조합들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 의사
건립을 예고한 신규도축장의 형태는 협동조합 패커, 기업형 패커에 의한 단독 건립과 중소형 지역 축협들의 컨소시엄 형태의 건립, 지자체에서 조성하는 축산물 종합유통센터에 참여 등이다. 신규 도축장 건립이 문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기존 도축장들의 입장은 이렇다. 하나의 도축장이 없어지면 하나의 도축장이 생긴다. 도축장은 기본적으로 물량을 바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한우, 양돈 산업의 구조상 갑자기 물량이 늘어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정해진 물량을 나누어 처리하는 것인데, 갑자기 대형 도축장들이 몰려오게 되면 물량쏠림 현상과 인력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직간접적으로 주변 도축장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지역 케파를 넘어서면 지역경계가 무너지면서 그 여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 거대자본 도축장으로 유입 대표적으로 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도축장은 대전충남양돈농협의 도축장이다. 대전충남양돈농협은 축산물유통센터 건립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대전충남양돈농협의 도축시설이 포함된 축산물유통센터는 연면적 5만 1700㎡(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1일 최대 소 300마리, 돼지 3000마리를 도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며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대전충남양돈농협은 한냉에서 조합원들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물량을 서서히 조절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도축장이 가동되면 모든 물량이 본 조합 축산물유통센터에서 처리된다. 이 여파로 일부에서는 물량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 기업형 패커도 움직여 하림의 자회사인 선진은 안성에 도축장 건립을 예고했다.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올해 초 한우 협회 OEM사료 출시 기념식에서 선진이 안성에 건립하는 종합축산물유통센터에 소 전문 도축장을 개설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거대 자본을 투입한 소 전문 도축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건립하겠다는 것. 실제로 선진은 예정부지에 축산식품복합산업단지를 건립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내 9개의 도축장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경기도지사와 안성시장에게 전달한바 있다.
# 다양한 형태 도축장 건립 시동 포천시는 포천시내에 축산물 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의 재정구조상 민간 자본을 투입해 1500억 원 규모의 시설을 10만평 부지에 건설한다. 포천시는 상반기내 사업 참여 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사업을 가시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포천시에 소재하고 있는 민간도축장과 조합이 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지역 축협들도 도축장 건립을 시사하고 있다. 지역축협들은 안정적인 물량확보를 위해 지리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조합들간의 컨소시엄 형태의 도축장 건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서울경기양돈농협은 양주시에 도축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경기양돈농협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경기도와 강원도내의 지역조합들과 컨소시엄형태의 도축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안동봉화축협도 경북 관내 7개의 축협과 함께 소 전문 도축장을 건립한다. 이밖에도 여러 개의 지역축협들이 직접 도축장을 짓거나 컨소시엄형태의 도축장 건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