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9.05.10 | 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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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전문적 지식 없이 말 바꾸기 행태 지속 ‘논란’ 각종 정책‧제도에 깊숙이 관여… 산업 피해‧혼란만 가중 전근대적 사고방식 고수 ‘소비자 대변 역할’에 한계 드러내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축산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이 축산업 정책에 대해 논리가 결여된 말바꾸기를 지속하면서 관련 산업과 농가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새로운 소비트렌드가 가치나 개성을 추구하는 다양성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여전히 ‘가격’만을 중시하는 전근대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소비자 입장을 대변하는 기본역할에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등급 이상 ‘우수브랜드’ 인증해놓고 마블링은 나쁘다? 소비자단체의 앞뒤 논리 없는 행동방식은 오는 12월 도래하는 소 등급제 개편과 관련해 가장 명확하게 나타난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의 경우 소비자에게 품질, 위생, 안전을 갖춘 우수 축산물을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두고 축산물품질평가원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의 협조를 받아 2004년부터 우수 축산물브랜드 인증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소시모는 축산과 관련한 다양한 소비홍보와 교육 등의 사업들을 수행 중인 가운데 우수 축산물브랜드 인증사업의 경우 올해로 15년차에 접어들면서 소시모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가운데 한우브랜드 심사의 경우 점수 분포가 가장 높은 품질관리에서 1+등급 출현율이 높을 경우 높은 점수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근내지방도가 높을수록 ‘우수축산물브랜드’ 인증을 받는데 유리한 것이다. 하지만 오는 12월 변경되는 소 등급제 개편과 관련해 소시모측에서는 근내지방도 중심의 소 등급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고문은 개편된 소 등급제와 관련해 지난 3월 1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근내지방도가 적은 한우고기가 건강한 한우 고기"라는 주관적 주장을 전제하면서 "이러한 한우고기를 먹으려는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등급제”고 지적했다. 개편된 소 등급제가 지방함량을 낮추고 합리적 가격의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마블링 기준치를 완화한 것임에도 소시모측은 “근내지방이 적은 한우고기 수요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근내지방도가 높은 브랜드에 가점을 부여하는 우수축산물브랜드 인증과 관련한 배점 기준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지금까지도 적지 않은 논란이 되고 있다. 축산물 위생‧환경‧동물복지 요구에도 오직 ‘가격’ 최근 축산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과거 위생과 안전에서 환경보호와 동물복지로까지 확대되는 등 ‘가치’중심의 소비 영역대가 넓어지면서 관련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동물복지를 위해서는 기존에 사육하고 있는 가축사육 마릿수를 크게 줄이거나 방목지 확보 혹은 가축 사육 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이에 따른 비용부담에 대한 논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축산업을 둘러싼 소비자 요구가 이처럼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단체는 오로지 국내산 축산물의 ‘가격’안정만을 요구하고 있어 시대착오적 가치관에 매몰되어 있다는 진단과 함께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천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회장은 지난해 12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네덜란드‧덴마크의 수입위생조건(안) 공청회에 참석해 “한우고기가 너무 비싸서 소비하기 어렵다. 한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련업계는 가격 안정 등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당초 의제에서 벗어난 주장을 내놓았다. 김 회장은 특히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쇠고기 수입 허용 전에 한우농가에 대한 보호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김홍길 한우협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세금이 농가들을 위한 보호대책에 쓰이는 것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생산자단체들의 공분을 산바 있다. 동물복지 등의 이슈가 확대되면서 4월 29일 축산물바로알리기(회장 최윤재)가 마련한 ‘축산업오해와 진실’ 심포지엄에서도 소비자단체측은 논리가 결여된 채 ‘가격’과 관련한 기존의 입장을 고수, 참석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황선옥 소비자시민 모임 고문은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축산물 선택의 관건은 가격이다. 국내산 축산물의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입육에 대응해 가격을 어떻게 안정시킬 것이냐에 있다”고 주장했다. 황 고문은 또 “소시모의 경우 축산물브랜드 인증사업 등 농식품부의 각종 정책 사업에 함께하면서 축산업과 축산물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한우고기의 마블링이 몸에 좋은건지, 나쁜건지 올레인산이 많이 함유되었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아닌지 제대로 알 수 없다”고 밝혀 소비자들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일었다. 축산업 현실 무시한 채 ‘홀로아리랑’ 소비자단체가 축산업계 현실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며 관련업계와 어긋난 목소리를 낸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계란의 안전성 답보를 위해 껍질에 산란일자까지 표기하도록 식약처가 관련고시를 개정키로 한데 대해 양계협회가 식약처 앞에서 철회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인 가운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월 23일 ‘산란일자 표시 의무화를 예정대로 시행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소시모는 ‘소비자 10명 중 9명이 산란일자 표시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면서 산란계 농가들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도축장의 HACCCP 운용 평가 역시 업계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축산물처리협회는 소·돼지 도축장의 HACCP 운용수준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평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축산물안전에 대한 국가 고유권한과 책임을 정부가 전문성이 없는 소비자단체에 위임한 것은 책임포기에 해당한다며 정부에 수차례 반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미 도축장에는 축산물검사관 3명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서 파견된 검사원 2명 등이 도축검사와 축산물 안전 위생관리를 하고 있는 가운데 비전문가인 소비자단체가 다시 평가하는 것은 과잉금지 위반에다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김명규 축산물처리협회장은 “도축장의 구조와 원리는 물론 전문적 지식이 없는 소비자단체 관계자의 평가와 검증을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과연 누구를 위한 소비자단체인가? 전문성이 결여된 소비자단체가 축산업의 정책과 여론 형성에 깊숙이 개입, 업계와 엇박자를 내며 산업의 피해가 커지면서 축산업계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언론, 축산관련단체와 농가 등 축산업계 내부에서는 여전히 ‘소비자=왕’이라는 고정적 인식의 틀, 여기다 소비자단체가 각종 정책 평가 등에 관여하는 현실 속에서 소비자단체의 앞뒤 논리 없는 행동을 제어하거나 견제할 이렇다 할 장치가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 현재 소비자보호를 위해 설립된 민간단체로는 녹색소비자연대, 대한YWCA연합회,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소비자시민의모임, 전국주부교실중앙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등이있다. 이들 소비자단체의 대표들은 길게는 무려 40여년이 넘게 임기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단체 임원은 종신형인가?” “누가 선출하고 누가 인정해주었는가”라는 식의 대표성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지만 소비자단체의 임원 선임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성역화된, ‘그들만의 리그’로 통한다. 축산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도래하면서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가격에서 가치로, 일반적 소비에서 다양한 소비방식으로 급변하고 있지만 소비자단체의 사고는 80~90년대 전근대적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생산자들에게 소비자들은 영원한 고객이자, 여론을 수렴해야 할 대상이지만 대표성을 벗어난 소비자단체의 목소리를 언제까지 경청하고 수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성토했다. 업계 일부에선 “그동안 농식품부는 물론 농축산업계가 각종 자조금 사업의 홍보와 교육 및 인증까지 헌납하고 후원하는 등 소비자단체의 위상을 격상시켜주며 몸집을 낮춰온 경향이 적지 않다”면서 “소비자단체와 불가근불가원의 원칙을 지키며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모습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생산농가와 단체 역시 법과 원칙을 충실히 준수하되 소비자단체에도 당당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으로 거듭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2019년 5월 9일 - 팜인사이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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