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08)[Issue+] 돼지고기 이력제 문제는 없나(농수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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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작성일 2021.12.08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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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번호 자동표시기 잦은 고장·업무효율 저하·비용증가 문제 개선을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돼지고기 이력제 현황조사 분석 최종보고회

농장식별번호 포함된 이력번호 대신
도축번호표기하는
이력번호 표시 간소화 제안

지인배 동국대 교수가 한국축산물처리협회 회의실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지인배 동국대 교수가 한국축산물처리협회 회의실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돼지고기 이력제와 관련 도축단계에서 돼지 도체에 이력번호 표시 문제자동표시기의 잦은 고장 문제 등으로 인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인배 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한국축산물처리협회(회장 김명규)의 의뢰로 지난달 30일 돼지고기 이력제 현황조사 분석과 문제 개선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결과 드러난 현장의 문제점을 비롯해 개선점 등을 살펴본다.

 

최근 돼지고기 이력제 활용성·운영 등 문제 많아

우리나라는 2012년 10월 도축장 13개소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으로 처음 시행한 후 2014년 12월 28일부터 도축장에서 전면적으로 돼지고기 이력제를 시행 중이며 이듬해 6월부터 유통업체 의무표기가 시작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에 따르면 돼지고기 이력제는 돼지와 돼지고기의 거래단계별 정보를 기록·관리해 문제 발생시 이동경로에 따라 역추적해 신속한 조치를 가능하게 하고 판매시 이력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제도이다.

그러나 2014년 도입한 이후 돼지고기 이력제의 이력추적 활용성의 한계에다 돼지고기 이력제 운영에 따른 많은 비용 발생 등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지 교수가 이날 최종보고회에서 밝힌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축단계에서 돼지 도체에 12자리 이력번호와 도축날짜도축번호무게 등을 프린트하면서 20자리 넘는 표시로 인한 업무 효율 저하는 물론 이력번호 자동표시기의 잦은 고장으로 인한 문제유통에서의 불필요한 지연과 행정 낭비비용증가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도축장에 집중된 이력관리 체계에 더해 육가공시에도 묶음번호의 한계 등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력번호 자동표시기 연간 최대 50회 고장도

최근 전국 도축장에 60여 대의 돼지도체 이력번호 자동표시기가 공급된 상황에서 도입 초기와 달리 자동표시기 설치비용은 2배 가량 늘어 대당 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도체에 프린트하는 숫자가 20자리가 넘어 지나치게 많다보니 잉크 낭비와 돈피 상품성 저하와 더불어 자동표시기 고장시 수리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에 응답한 도축장들은 연간 평균 11.1회 고장이 발생하고 있고 최대 50회 고장이 발생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도축현장에선 문제가 지속되는 자동표시기를 보완하기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직접 손으로 도체번호를 별도 표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당초 우려대로 업체가 설치와 서비스를 독립하는 구조이다 보니 고장시 서비스를 받으려면 평균 대기 일수가 7.9일이나 소요되는 것도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문제는 도축단계에 이어 식육포장처리단계인데 업체의 75% 정도가 손으로 작성해 신고하는 상황에서 이력번호 표시의 어려움과 정확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수입육의 경우 컨테이너 단위의 선하번호로 이력번호를 부여받으면서 유통이 쉽고 세절 등 추가가공이 용이한 반면 국내는 대형유통 등에서 묶음이력단위로 제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소형업체들은 작업에 한계를 보이며 납품에 있어 이력제가 오히려 진입 장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이력번호 표시 간소화의 대안을 제시한 지 교수는 도축단계에서 돼지의 농장식별번호가 포함된 이력번호를 도체에 표시하는 대신에 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6~7자리의 도축번호를 해당 도체에 표시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축평원 이력사업본부 관계자는 도축장들이 돼지고기 이력제로 인해 현장에서 비용지출이 많다는 어려움이 있는데 관련된 지원 확대를 통해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다면서 이력번호가 최종 소비자까지 가는 전제하에서 도축번호를 사용하는 것도 관련 법률 시행규칙이 개정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돈이력제 두고 논란커

이처럼 도축단계에서 개선 필요성이 드러난 가운데 최근 생산단계에선 모돈이력제 도입을 놓고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이견을 드러내며 각을 세우고 있다.

유럽 등 축산선진국들은 이력제와 관련해 모돈은 개체별로 별도 귀표(RFID)를 부착해 관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농가 대부분이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양돈농가는 정부는 방역이나 수급조절 등을 위해 모돈 개체 이력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농가들에게 필요 이상의 일이 생기기 때문에 반대를 할 수밖에 없다며 생산에만 집중해야 할 농가들이 인력난에 허덕이는 와중인데 모돈 개체별 이력을 위해 추가 인력까지 투입하도록 만드는 것은 대표적인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수의업계 전문가는 해외는 생산이력제가 수의사들의 조직적인 관리로 본래 목적에 맞게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우리는 지리적표시제에 가까운 원산지 증명용도에 지나지 않아 근본적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문제라며 최근 농가에 적용하려는 모돈이력제 역시 책임소재 등이 명확히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이 된다면 결국 옥상옥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해외의 돼지고기 이력제’ 어떻게 하고 있나
-네덜란드·프랑스·일본 등 표시 최소화… 이력번호 관리 유연성 부여

해외 이력제는 생산단계부터 소비단계까지 돼지돼지고기가 섞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단계에서 관리 단위는 네덜란드의 경우 개체와 농장프랑스는 농장단위일본은 돈방 30마리 단위로 하고 있고 도축단계에서는 지육에 표시사항이 네덜란드는 날짜와 유형 6자리를프랑스는 날짜와 도축번호 7자리<사진>일본은 라벨부착과 검인도장만을 찍으면서 표시를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식육포장단계에선 묶음 번호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필요시 동일 도축일동일 가공일 등을 기준으로 묶음 번호를 구성하면서 이력번호 관리의 유연성도 부여하고 있다.

지인배 동국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국가별 이력제 상황에서 네덜란드는 2005년 1월부터 돼지고기 이력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고 돼지 출생 후 3일 정도에 7자리 농장등록번호 귀표를 부착한다.

농장에서는 귀표는 반드시 부착하며 종돈과 모돈은 개체별로 별도 귀표(RFID)를 부착해 관리하고 있다출하시에는 기존 귀표에 추가로 금속 소재 귀표를 부착하고 있으며 앞면에 농장등록번호뒷면에 도축출하번호를 표시하고 있다.

등급판정 후 도축일자가 포함된 검사확인도장을 목엉덩이 3곳에 날인하되 묶음번호 6자리는 날짜와 분류(동물복지일반돼지친환경 등)를 표시하고 있다가공장에선 같은 날 도축된 돼지는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생성하는 하나의 묶음번호로 표시하고 돼지 이력 전산시스템은 전 단계 통합관리가 아닌 각 단계와 업체별로 관리하고 있다.

프랑스는 2005년 돼지 등 모든 축산물에 이력제를 도입했고 10자리 농장고유번호를 부여해 비육돈은 농장단위종돈은 개체관리를 하되 출하시 돼지 어깨에 농장번호를 문신해 출하하고 있다.

도축시 농장식별번호로 그룹화해 도축하고 도체에 일련번호를 표시하는데 해당 연도의 날짜와 도축순번을 나타내는 7자리로 표시한다. 6분할의 경우 모든 부위에 번호를 표시하고 있다.

일본은 2003년 2월부터 돼지고기 이력제를 임의 규정에 따라 시행 중이며 농장에서 30마리 이내 돈방 그룹으로 10개 번호로 관리하고 있다.

이력번호 내부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지육에는 검사도장만을 찍어 잉크표시를 최소화하고 있다도축단계에선 부분육 가공 단계에 전달해야 하는 정보는 문서나 라벨로 하되 지육과 가공에 개별 이력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력제와 관련해 현재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 8조에 출하 돼지는 농장식별번호를 표시하도록 돼 있다. 


http://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165


<2021년 12월 8일 - 농수축산신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