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축산업 그 현장을 가다 - (2)수출하는 도축장은 남다른 비결이 있다
“절식·효율적 작업환경 통해 고기 품질 개선”
덴마크 최대 협동조합 데니쉬 크라운의 최신ㆍ최첨단 도축장인 홀슨스 도축장은 외관은 흡사 첨단반도체 공장을 연상케 한다. 데니쉬크라운은 연간 돼지고기 수출만 34억 유로로 한화로 5초1천억원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도축장 안에는 CO₂절식시스템을 비롯해 이분도체기와 내장적출기, 항문적출기, 등급판정기기 등이 자동화 돼 있다. 인건비는 줄이면서 생산량은 크게 늘었다. 규모화와 자동화가 이뤄낸 결과이다.
독일의 비욘사는 기존 작업장에서 증설돼 다소 복잡한 작업라인이지만 철저하게 오염지역과 비오염지역에 대한 경계를 분명히 한 모습이 눈에 띈다. 급냉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고, 가공장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 주목된다.
가공기술·자동화에 초점…IT 개발 지원 체계적 위생·품질관리로 세계시장 공략
◆덴마크 데니쉬크라운 도축장(Danish Crown Horsens)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3시간 가량 차를 타고 방문한 홀슨스시의 데니쉬 크라운의 도축장. 유럽에서 제일 큰 데니쉬 크라운 홀슨스 도축장은 2005년 3억5백만유로(한화 5천억원)를 들여 지은 도축장이다. 1일 2만1천두 가량을 도축하며 1천800여명이 일하고 있는 곳이다. 작업장 내부는 자연 채광을 활용했다. 40m 높이의 12개 굴뚝을 통해 내부 공기를 배기하고 있다. 8만2천㎡의 부지 안에는 매주 10만9천두를 도축하고 있다. 홀슨스 도축장에는 1천797명이 근무하고 있다. 도축라인 320명, 부분육 골발 및 정형 639명, 포장 213명, 유지 담당 4명, 실험실 30명, 청소인력 110명 등이 근무한다. 이들은 오전 5시부터 3시, 3시부터 11시까지 2교대로 움직인다. 주 5일 근무이며, 정부에서 파견나온 수의사 8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수의사의 월급은 데니쉬 크라운에서 지급하고 있다. 작업자의 직무에 따라 옷과 모자 색으로 구분되며, 식당과 휴게실도 별도로 이용한다. 오전 5시면 도축장 근처 돼지가 계류장으로 들어온다. 계류장에는 도축을 앞둔 돼지가 줄지어 간다. 계류장안은 6시간 절식으로 인해 분변 등이 묻어있지 않다. 몰이용 막대에는 구슬을 넣어 흔들면 소리가 나는 기구를 사용했다. 돼지는 약 2시간 동안 계류하면서 수송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후 CO₂질식 시스템을 통해 기절시키는 시간은 약 75초. 8두가 그룹으로 CO₂기기 안으로 들어가 9m 아래로 내려가 CO₂실을 거친 후 도축라인으로 이송된다. 돼지는 탕박하고 화염방사기를 통과한다. 최종 세척후, 항문을 자동으로 적출하고 복부도 자동으로 절개한다. 이후 내장을 적출하는데, 부산물 역시 적내장과 백내장이 따로 관리되며, 검사관이 전수 조사한다. 울트라사운드스캐닝을 통해 등심단면적, 중량 등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45분 동안의 도축공정을 마친 도체는 최초 라인에서부터 최소한 1시간 내에 냉장실에 입고한다. 칠링시스템은 가장 위생적으로 관리되는 부분으로 도축 후 급속냉각터널(-20℃)을 120분간 통과한 후 영하 2℃ 예냉실에서 16시간 냉장 보관된다. 컴퓨터 제어로 이분도체 후 3등분으로 자동으로 분할된다. 부분육가공은 28개 이송라인으로 25kg으로 포장되는 플라스틱 박스에는 칩이 내장돼 있어 부위별로 분류되며 가공이 끝난 박스는 냉장실에서 5℃로 16시간 냉장 보관된다. 박스 4만개를 보유, 1만개를 상시 사용하며 박스세척기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 뒷다리 지육은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으로 냉장차로 이송된다.
<인터뷰> 덴마크 농림수산식품부 피터 앤더슨 시니어 컨설턴트
장기간 구조조정 통해 규모화 이뤄
직접지불제도·녹색환경 조성 심혈
“덴마크의 농정 방향은 자국 농업 보호 위주의 정책에서 농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피터 앤더슨 덴마크 농림수산식품부의 AgriFish 시니어 컨설턴트는 덴마크의 농업정책에 대해 생산할당이나 가격지지 정책 등은 축소하고 직접지불제도와 녹색환경 조성 등에 힘을 쏟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피터는 “덴마크 경제에서 돈육산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매우 장기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화와 기계화를 이뤄냈다. 예전에는 산업에도 지원했으나 현재에는 농민 개개인에게 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축관련 연구와 품질에 관련해서는 육류연구소를 통해 지원되며 농가가 직접 자신이 생산하는 두수와 질소 방출량에 대해서 97 %가 신고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피터는 “덴마크는 행정과 법, 제도 등이 소비자 중심의 식품안전관리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질소 kg당 0.67유로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 9m 버퍼존을 운영하는 등 환경을 보호하는 녹색환경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내 점유율 23%…특화기술력으로 품질 차별화
◆독일 비욘 도축장(VION Crailsheim) 독일 만하임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비욘도축장은 잘 알려진 비욘푸드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비욘도축장은 소, 돼지 모두 작업하고 있으며 독일의 2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은 유럽에 공급하고, 한국과 미국, 남아공, 홍콩, 터키 등에 수출하고 있다. 소의 경우 25%를 수출하고, 소매점에 16%, 정육점에 5%, 가공장에 31%, 산업체에 21%를 공급하고 있다. 작업장이 처음 문은 연 것은 1966년이다. 회사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6천500만유로를 투자했다. 지난해 돼지의 도축량은 97만8천두이다. 실제 주당 1만7천500두로 시간당 450두를 작업하고 있다. 등지방 등을 체크하는 오토폼이 설치돼 혈액은 수평으로 방혈하고 있으며 CO₂시스템을 사용해 기절시킨다. 급냉실에서 홀딩하는 시간은 2시간이다. 1일 200톤 가량을 가공하고 있다. 원료돈은 반경 50km 내의 농장에서 46%를 소화하고, 200km 내 농장까지 가능하다. 1주일에 5일을 작업하며 1교대로 움직인다. 소는 600두, 돼지는 3천500두를 가공할 수 있는 곳이다. 지방정부소속 검사관인 11명이 있으며 고기품질검사관이 35명이다. 도축장 종업원수는 248명이다. 소, 돼지는 절식하는 것이 기본이며, 계류시간이 짧은 편이다. 비욘사는 특히 일반 유럽도축장의 급냉터널을 통과하는 것과 달리 영하 2℃ 2시간 예냉을 하는데, 이때 예냉 입고전 물 분무를 통해 빙벽을 만든다고 소개했다. 도체 내 수분 감량을 줄이기는 것은 물론 온도를 더 낮추지 않아도 돼 전기료를 낮출 수 있다. 이 같은 특이점은 가공장에서도 볼 수 있었다. 예냉 입고된 지육의 수축으로 인한 지방과 지육이 붙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에어 콤프레셔를 통해 등지방의 3곳에 에어를 주입한다. 전족의 절단면에 에어를 주입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한 후 가공해 골발의 생산성을 높이는 모습을 확인했다.
< 2015년 7월 10일 - 축산신문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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