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도축장으로 자리매김 해온 공주식품산업이 최근 백제나루 영농조합법인(대표 김일, 이하 백제나루)에 매각됐다.
백제나루는 12명의 충남 및 경기지역 양돈농가 출자금만으로 설립된 법인. 기업자본과 연대없이 독자적인 생존기반을 확보하려는 양돈농가들의 사업영역 확대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제나루는 이번 공주식품산업 인수에 약 6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40억원을 추가로 투입, 인수 직후 노후화 시설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했다.
백제나루의 하루 작업능력은 돼지 1천100두, 소 70두 수준이다. 벽제나루측은 법인 참여 양돈농가에서 출하되는 돼지(700~800두)외에 임도축도 병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제나루는 이번 공주식품산업 인수를 통해 공동출자 양돈농가의 안정적인 출하처 확보와 함께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돼지고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일 대표는 “기업자본의 양돈시장 진출과 계열화가 확대되면서 사료구매나 위탁사육 등을 전제로 출하처를 보장받는 추세가 늘고 있다”며 “지금이야 어느정도 수급이 균형을 이루며 큰 어려움 없이 출하가 가능하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10년후를 내다본다는 판단 아래 도축장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도축장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육가공회사와 직접 접촉이 가능, 원활한 출하처 확보는 물론 급변하는 시장상황과 소비자요구에도 적극 대처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유통단계가 축소되면서 고품질의 돼지고기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기대효과로 꼽히고 있다.
김일대표는 “출자에 참여한 양돈농가들 모두 애국심에 의존하는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은 한계가 있다는데 공감했다. 결국 조금이라도 더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대책이 필요했고, 도축장 인수는 그 일환인 셈”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통에도 직접 참여, 출자자 개인별로 직영매장을 확보하는 형태로 점차 판매장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아래 충남 아산지역에선 건물인수 계약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직매장을 통해 ‘백제나루’라는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어서 이번 도축장 인수가 브랜드사업, 나아가 양돈농가 중심의 수평계열화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