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908) 지금은 동물복지시대 도축장-화정식품(축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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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작성일 2017.12.13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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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한 도축’…동물도 ‘행복한 죽음’ 권리 있다



 

 

충청남도 논산에 위치한 화정식품은 논산특별도축장이란 이름으로 30여 년간 운영돼 오다 김명수 대표이사 체제로 들어서면서 2011년 화정식품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2014년 동물복지도축장지정을 받았다.

 

#구조조정 대상에서

화정식품의 전신은 논산특별도축장이다. 김명수 현 화정식품의 선친이신 고 김수봉 대표가 30여 년간 운영해온 논산특별도축장은 열악한 환경에 자금난까지 시달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와중에 고 김수봉 대표가 소에 치여 사고를 당해 병상에 누우면서 상황은 더욱더 악화 되었다. 김명수 대표는 도축장이 무너져가는 것을 바라만 볼 수 없어 자신이 하던 학원사업을 접고 논산으로 귀향했다. 2006년 당시 도축장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도축장 재건을 위해 2년여 시간동안 공을 들였지만 쉽지 않았고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 포기하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는 김 대표는 아버지가 일군 터전을 쉽게 놓을 수 없어 나름의 방식대로 차근차근 고쳐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출근해 손수 페인트칠을 하고 쓸고 닦는데 시간을 보냈다. 선친은 이를 탐탁지 않아 해서 선친 모르게 작업을 해야 했고, 주말이면 등산을 간다는 선의의 거짓말을 보태 도축장으로 향했다.

그때부터 김명수 대표는 일기 형식의 일지를 작성하고 도축장이 변화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하기 시작했다. 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이미 일기장은 백과사전 두께를 넘어서 손에 잡기도 어려울 만큼 방대한 양이 모여 화정식품의 역사이자 기록으로 남았다. 그 결과 구조조정 1순위였던 도축장이 최단기간 HACCP 최상 도축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 사람복지가 먼저다

어릴 때부터 꽃과 동물을 사랑하던 그였지만 직접 도축장에서 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낯선 환경에서 젊은 나이에 직원들을 이끌기까지 갖은 실패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고민과 실패를 반복할수록 김 대표의 직원들은 더욱더 견고해 졌으며 한배를 탄 마음으로 모두 자기 일처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돌이켜보면 이과정이 의도치 않게(?) 동물복지 도축장으로 향하는 길이 되었다.

김명수 대표는 도축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오로지 하나만 생각했다. 사람.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 모든 것이 제자리도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직원들이 불안한 마음 불편한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면 결과물에 그 마음이 투영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어려운 살림에도 직원들의 송사를 하나하나 손수 챙겨가며 직원들을 다독이고 독려하니 점점 능률이 오르고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때 깨달은 것이 사람 복지가 탄탄하면 동물복지는 당연히 따라온다는 것이다.

 

 

# 동물복지는 자연히

화정식품 도축장은 입구부터 여타 도축장들과 다르다. 꽃밭 가운데 위치한 도축장이라니. 도축장을 생각하면 특유의 냄새부터 떠오르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겉보기에는 일반 식품회사가 아닐까 싶은 이곳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곳곳에서 꽃들이 자리하고 있다.

꽃과 동물을 사랑하는 김 대표의 철학은 꽃이 살 수 없는 곳은 사람도 동물도 살수 없다는 것이다. 이곳은 외관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샤워기를 설치해 돼지와 소의 몸체를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은 기본이고, 혹시 돼지나 소가 마실 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곳곳에 급수대를 설치했다.

계류장을 습하지 않도록 하고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환풍시설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동물복지를 실천하고 있다.

화정식품은 동물복지와 더불어 작업자를 위한 배려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위생에 직결되는 청소와 관련해선 계류장 벽면을 스테인리스 처리해 물청소가 쉽도록 했다. 거품형태의 소독과 청소는 작업시간을 대폭 줄여주고 있다.

방역도 철저하다. 차량출입구에 자동셔터문을 설치해 리모컨으로 작동하고, 출입구에 외부 소독기를 설치해 소독의 편리성을 높였다. 또한 도축장 위생실 출입구에 설치된 에어건은 먼지제거에 용이하며, 소독약품통을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차량 실내소독기로도 활용되고 있다.

<인터뷰> 김 명 수 대표

 

“‘내 가족이 먹는 식재료’ 인식이 첫걸음”

 

철저한 위생에 집중 투자

‘돈’ 추구보다 사명감 우선

동물 행복해야 사람 행복

  
 

“동물복지,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내 사랑하는 가족이 먹는 식재료를 아무렇게나 손질할 수는 없습니다. 직원들도 저도 모두 내 부모님, 내 자녀, 내 가족이 먹을 것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 그것이 동물복지의 첫걸음입니다”

김명수 대표는 동물복지의 시작은 사소한 관심일 뿐 전혀 특별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꿈꿔온 일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 동물복지와 부합한 것이라는 것. 그는 처음부터 동물복지 도축장 인증을 받기 위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인증을 미루고 싶었다. 그는 “아직은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인증을 미루려고 했는데 검역검사본부에서 직접 찾아 실사하고 관심을 보여 인증은 받았지만 아직은 부족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완벽주의자 답게 그는 단순히 옷을 입을 때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듯 도축하기 전 농장에서 계류장까지 동물복지를 제대로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으며 일반세균, 대장균, 살모넬라 등 미생물에 오염되지 않은 위생상 좋은 돼지고기, 쇠고기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철저한 위생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관리했다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수익이 생기면 재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았고 한번 공사한 것은 도축장이 문 닫는 그날까지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남들 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다반사였다. 그는 “돈을 따라가지 말고 마음으로 일을 하면 돈이 뒤따르게 된다”면서 결국엔 누구나 찾는 도축장이 되었으니 절반은 성공했다며 웃었다.

김 대표는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 도전한다. 실험하고 겪어보는 것이 노력이고 관심 이라면서 누구나 관심만 있다면 동물복지 도축장이 될 수 있다”면서 “모두가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자신의 노하우와 경험을 아낌없이 내어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2017년 9월 8일 - 축산경제 신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