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혈액자원화센터’ 건립 추진 목우촌 김제공장서 시험 공정 구축 충북지역 검토…민간도축장도 이용
농협이 순수한 국내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100억여 원을 투입해 도축혈액자원화사업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 사료와 식품첨가제용으로, 장기적으론 식용, 의료용 등 제품을 생산해 도축혈액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 김태환)는 지난 20일 한국형 혈액자원화 사업 추진계획을 밝혔다. 김제육가공공장에 당장 이달부터 공정설비를 시작해 시험 생산을 한 후, 별도 부지를 확보해 도축혈액자원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농협목우촌 김제육가공공장(비료사업소)은 8억 원을 들여 혈액수집-운송-가공-건조-제품화까지 혈액자원화 공정설비를 구축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김제공장에는 돈혈 수집 설비를 구축하고, 저온탱크 저장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농협목우촌 비료사업소에는 원심분리 및 가수분해 공정이 구축된다. 본격적인 사업 이전에 제조기술 테스트를 담당하는 농협목우촌에서는 고온 분말 건조를 통해 혈장단백질 분말과 혈구단백 분말, 헴철(Heme-Fe) 등을 시험 생산하게 된다. 농협은 김제육가공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통해 한국형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향후 별도 부지를 확보해 농협계열 10개 도축장은 물론 장기적으로 일반 도축장까지 이용 가능한 도축혈액자원화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토지구입비용과 건물, 기계장치까지 총 9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후보지로는 물류여건, 토지가격, 인허가 여건 등을 고려해 충북지역이 꼽히고 있다. 가칭 ‘농협혈액자원화센터’로 추진되는 이 시설에선 1·2·3단계로 나눠 1단계인 2021년부터는 농협경제지주 축산물공판장 5개소(김제육가공공장 포함)의 도축혈액을 자원화하고, 2단계인 2022년부터는 범농협 도축장(조합 5개소 포함) 10개소, 3단계인 2023년부터는 참여를 희망하는 민간도축장의 도축혈액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농협은 최근 들어 해외 도축혈액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업체에 의존해 단순 혈액공급자 역할을 하기보다 직접 국내 기술 개발에 나서 한국형 혈액자원화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외업체와 기술협력을 위해 4개사와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기술협력부문에서 모든 업체들이 난색을 표명해 한국형 기술개발에 나서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은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선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술자문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용역기간은 약 30개월로, 총 용역비용은 17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혈액자원화센터 건립 계획 수립과정에서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사업타당성 검토까지 마친 상태이다. 도축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도축혈액은 각종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해외에선 사료, 식품, 의약품 원료로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식용으로 이용되는 소 혈액(선지)을 제외하고, 돼지혈액은 대부분 폐기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김태환 대표는 “도축업계의 오랜 숙원인 혈액자원화의 한국형 기술을 확립해 폐기비용 절감을 넘어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육성할 생각”이라고 했다.
<2018년 4월 25일 - 축산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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