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29)2017년 축산업계 주요 이슈 되돌아보니(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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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2.3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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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인들에게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한우업계는 소비부진과 수입 쇠고기 공세, 가금업계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양돈업계는 높은 돼지값이 유지되는 호황을 맞는 와중에도 박피도축 중단이라는 중대 결정을 이뤄냈다.

 


악재 많았던 한우·낙농·가금…가격 강세에 양돈만 웃었다

한우 - 수입 쇠고기 공세에 매출 감소…송아지값만 올라

낙농 - 유제품 수입 급증…원유자급률 50% 이하로

돼지 - 지육값 고공행진…39만t 수입 ‘역대 최대치’

가금 - 최악의 고병원성 AI·살충제 성분 달걀 사태 ‘파문’
 


2017년은 축산인들에게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한우업계는 소비부진으로 힘겨워했고, 생산기반 붕괴 조짐도 보이기 시작했다. 낙농업계는 수입 유제품의 공세에 자급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양돈업계는 높은 돼지값에 웃음꽃이 폈다. 가금업계는 질병과 안전성 문제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올 한해 발생한 축종별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 한우=말 그대로 내우외환을 겪었다. 안으로는 경기침체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여파로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농가들의 한숨이 깊었다. 밖으로는 수입 쇠고기의 거센 공세를 받았다. 소비자들이 한우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 쇠고기를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수입 쇠고기 판매량 확대로 이어졌다. 이마트를 기준으로 올해 한우 매출은 2016년보다 약 8% 감소했지만 수입 쇠고기 매출은 20% 가까이 상승했다.

한우 지육값은 하락하는데 송아지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상현상도 나타났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가격동향을 보면 2016년 한때 2만원을 웃돌 정도로 높았던 지육값(1㎏ 기준)은 올 12월21일 1만6615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산지 수송아지값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350만원대를 유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는 소규모 번식농가수 감소로 생산기반이 위축된 탓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허가축사 적법화 유예기간 만료일(2018년 3월24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소규모농가 대부분이 적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업계 내부에서는 한우 생산기반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 낙농=정부와 낙농가들이 수급불균형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서면서 원유 수급이 서서히 안정세로 접어든 한해였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2016년 12월 1만466t에 달했던 분유 재고량은 올 10월 8953t으로 15% 감소했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시장을 공략하는 수입 유제품의 공세에 국내 원유자급률이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유제품 수입량(원유 환산)은 2016년보다 22% 증가한 약 223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인 국내 치즈시장을 외국산 치즈에 내준 게 자급률 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2010년 1.8㎏이었던 1인당 치즈 소비량은 매년 평균 7.6%씩 상승해 2016년 2.8㎏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소비량이 3㎏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비되는 치즈의 대부분을 외국산이 차지하는 상황은 올해도 바뀌지 않았다.



◆ 돼지=높은 돼지값은 올 한해 양돈업계의 최대 화두였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월 4582원으로 시작한 돼지 월평균 지육값(탕박 1㎏ 기준·등외 제외)은 4월 5153원으로 5000원대를 돌파한 이후 9월 5421원을 기록하며 6개월 동안 5000원 이상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1월부터 12월25일까지 돼지 전체 평균 지육값은 4968원으로 4600원이었던 2016년 전체 평균값보다 8% 이상 높았다. 돼지값 고공행진에 따라 올해 수입량은 역대 최대치가 예상될 만큼 크게 늘었다. 올해 1월부터 12월 초까지 수입된 돼지고기만 이미 35만t을 넘어선 상태라 연말까지 수입량은 39만t에 이를 전망이다. 종전 돼지고기 최대 수입량은 2011년의 37만248t이었다.

박피도축 중단 역시 양돈업계의 큰 사건이었다. 12월 전국의 모든 도축장이 지육에서 돼지껍질을 제거하는 도축 방식인 박피도축을 중단했다. 이같은 결정은 박피가 세균 감염에 취약하다는 소비자단체의 문제 제기와 전체 도축량의 2%에 불과한 박피 물량이 돼지값을 높여 가격 왜곡현상을 가져온다는 유통업계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 가금=바람 잘 날 없던 한해였다. 2016년 11월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해를 넘겨 올해 4월까지 이어지면서 3787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되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안겼다.

특히 전체 사육마릿수의 36%에 달하는 2518만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달걀업계는 극심한 수급 불균형을 겪었다. 공급 부족으로 마트에서는 달걀 한판값(30개 기준)이 1만원으로 뛰어올랐고, 1인당 구매 물량을 제한하는 일도 벌어졌다. 급기야 정부가 달걀 긴급수입에 나서기까지 했다.

6월에 재발한 AI는 소규모 가금농가에서 발생했다. 살처분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여름까지 농가들을 AI에 대한 두려움에 떨게 했다. 11월이 되자 AI는 또다시 발생했다. 특히 12월26일까지 오리농장에서만 4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농가들은 AI 확산에 대한 우려 속에 연말을 보내고 있다.

달걀에 대한 불신을 키운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 사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 일로 소비자들이 달걀 구매를 꺼리면서 이전까지 마트에서 8000원대에 팔리던 달걀 한판값은 5000원대로 하락했다. 안전한 달걀 생산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숙제를 농가들에게 남긴 사건이었다.


<2017년 12월 29일 - 농민신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