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도축장구조조정협의회는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도축장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
농식품부 '주의'로 감사 마무리 도축장구조조정추진협 거센 반발 민사소송 등 법적 대응 나서기로
감사원이 정부의 도축장 통폐합사업 추진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농림축산식품부가 단순한 ‘주의’ 조치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에 감사를 청구했던 도축장구조조정추진협의회는 결과에 크게 반발하며 민사소송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감사 청구는 대전충남양돈농협이 추진 중인 축산물종합유통센터 설립을 농식품부가 허가해 주고 여기에 760억원의 정부자금을 융자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도축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정부의 도축장 통폐합사업 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해부터 농식품부에 예산 지원 중단 및 사업 대상자 선정 취소를 요구해 왔다. 도축장 통폐합사업은 4개 도축장을 통폐합해서 진행하는데, 도축장 구조조정자금 수령 후 폐업 처리된 도축장 3곳이 대전충남양돈농협이 축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을 위해 진행한 통폐합 도축장에 포함돼 있다.
도축장구조조정추진협의회의 이러한 요구에도 정부가 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구조조정협의회는 지난 1월 23일, 1189명의 서명이 들어간 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 농식품부에 주의 조치를 내리는 것으로 결론 나면서 도축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도축장 통폐합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업체와 도축장 구조조정사업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은 3개 도축장은 서로 다른 업체이기 때문에 동일업체에 대해 이중지원 제한을 규정한 ‘축산물 도축가공업체 지원 사업 시행지침’을 직접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도축장 구조조정사업을 통해 폐업했거나 폐업이 예정된 도축장도 다시 통폐합 대상 도축장 수에 포함하도록 허용해 도축장 수를 줄이기 위한 사업효과가 저하되는 문제가 발견됐다며 농식품부장관에게 앞으로 도축장 통폐업사업 추진 시 이미 폐업했거나 폐업이 예정된 도축장을 통폐합 대상에 포함해 도축장 구조조정 촉진 효과를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도축장구조조정추진협의회는 지난 11월 24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축산물처리협회 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감사 결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사들은 “이번 감사 결과는 쉽게 말해 문제는 있지만 이미 지난 것은 주의하고 앞으로는 하지 말라는 의미인데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며 “끝까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충남지역 도축장 관계자들은 “대전충남양돈농협이 건립 예정인 도축장은 하루 돼지 3000두, 소 250두를 작업할 수 있는 규모로 충남 일대는 물론 전국 도축장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며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의견에 따라 도축장구조조정추진협의회는 우선 농식품부를 대상으로 대전충남양돈농협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하고, 폐업을 조건으로 도축장 구조조정자금을 수령하고도 대전충남양돈농협의 도축장 통폐합사업에 참여한 3개 도축장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만약 3개 도축장 중 한 곳이라도 사기죄가 성립될 경우 대전충남양돈농협 축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에 필요한 통폐합 요건(도축장 수)이 성립되지 않아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2017년 11월 28일 - 한국농어민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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