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424)[특파원 보고]선진국 협동조합 현장을 가다①덴마크 ‘대니시 크라운’(농민신문사)

  • facebook
  • twitter
  • naverblog
공고
작성일 2013.04.25 작성자 관리자
첨부파일

[특파원 보고]선진국 협동조합 현장을 가다①덴마크 ‘대니시 크라운’

육류수출 ‘세계1위’…매출 90% 해외서

농협이 사업구조개편 2년차를 맞아 ‘국민·농업인과 함께하는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판매 농협을 구현하기 위해 유통단계 축소 등 세부 실천과제를 마련해 추진중이다. 우리보다 앞서 비슷한 유통 환경 변화를 겪은 선진국의 협동조합 사례를 4회에 걸쳐 소개한다.
포토뉴스

 덴마크 ‘대니시 크라운’이 한국 협동조합형 패커(Packer)의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1887년 호르센스 지역 500여명의 양돈농가를 중심으로 결성된 도축가공협동조합과 함께 대니시 크라운은 출발했다.

 초창기에는 베이컨 가공돈육의 영국수출이라는 생존목표를 위해 달리는 작은 가젤에 불과했지만, 1993년 유럽연합(EU) 가입을 기점으로 유럽 수출확대를 통해 이제는 가젤을 잡아먹고자 달리는 밀림의 왕자 사자로 성장했다.

 현재 육류수출 세계 1위, 돼지 도축 규모 유럽 1위인 대니시 크라운은 덴마크 농산물 총수출량의 43%, 전체 수출량의 4%를 점유하는 다국적 협동조합 기업으로, 지난해 564억크로네(10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의 90%가 해외시장에서 발생한다. 축산농가의 힘으로 세운 ‘축협’이 어떻게 이런 사업성과를 내는 걸까.

 무엇보다 체계화된 양돈 생산 기반이 있기에 가능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대니시 크라운은 덴마크농업식품협의회(DAFC)·양돈연구센터(VSP)·덴마크돈육연구소(DMRI)와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역할 분담을 통해 양돈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DAFC는 덴마크의 농업 및 식품산업을 총괄하는 대표기관으로, 2009년 농업부문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 및 회원들의 사업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탄생했다. 이 협의회는 농식품 생산에 종사하는 농민과 기업간에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관계를 맺어 주며 농식품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VSP는 돼지 사육프로그램 개발과 생산성 향상, 사료요구율 개선, 동물복지 대응, 질병관리 등에 관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DMRI는 도축자동화 공정과 가공기술 개발, 식육가공 생산성 제고, 품질개선, 식육위생 등의 연구활동을 수행한다. 한마디로 대니시 크라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센터다.

 조합원의 약속이행과 규정 준수도 대니시 크라운 성장의 밑거름이다. 양돈 조합원은 생산량의 80% 이상을 조합에 의무적으로 출하한다. 이를 위반하면 벌칙을 받는다. 또 조합에 가격결정권을 위임하는 동시에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조합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인정받고 있다.

 패커의 역할을 맡은 조합이 산지 조직화부터 생산·도축·가공·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경영함으로써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니시 크라운도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선 덴마크 내 돼지 공급 마릿수의 감소다. 2010년 1650만 마리에 달했던 돼지 도축이 지난해 1550만마리로 6.06% 감소했다. 올해부터는 유럽연합 동물복지 규정도 강화됐다. 임신한 모돈의 금속틀(스톨) 사육이 금지됨으로써 사육마릿수의 추가감소 및 양돈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칼 크리스티앙 뮬러 대니시 크라운 전략 담당 이사는 “지속적인 생산효율성 제고와 품질가치 향상, 합병(M&A)을 통한 사업부문간 시너지 제고 및 외형확대의 전략을 통해 극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3. 4. 24 농민신문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