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3.12.14 | 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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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위스 「SBAG」 소·돼지 도축장 동물복지·안전·위생에 작업자 편익까지 확보 스위스 스벡(SBAG) 도축장은 유럽의 선진 도축장 가운데서도 국내 도축업계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소의 경우 시간당 70마리, 돼지는 시간당 350여 마리의 작업 능력을 갖추는 등 국내 상위권 도축장과 비슷한 규모인데다 스벡 고사우(SBAG Gossau) 등 3곳의 도축장 합병을 통해 현재 연간 50만두 돼지 공급이 가능한 수준으로 통합했다. 2005년 첫 개장 이후 2년여 동안의 보완작업을 거쳐 위생과 품질부문에서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을 완비했다. 스벡 관계자는 “작업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인간공학적 설계, 동물복지는 물론 최상의 육류 품질, 위생 수준 향상을 위한 도축과 가공 설비는 스위스내 최고로 꼽힌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소 도축장 스벡의 소 도축장은 취리히에서 80km 떨어진 스위스 북동부 중심 도시인 상트 갈렌(St. Gallen)에 위치해 있다. 해발 700m로 스위스에서 고도가 높은 도시 중 하나로 방문 당시에도 날씨가 춥고 안개가 심하게 끼어 있었다. 생축을 운반하는 차량을 살펴보니 차량의 출입문을 펼치면 곧바로 간이 통로로 연결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 눈에 띄었다. 도살(기절, stunning)은 에어건 방식이다. 머리를 자연스럽게 고정시켜 순식간에 이마에 압력을 가한다. 소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동물복지형 방식이라고 한다. 채혈 작업시 발생한 혈액은 폐수처리장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별도로 모아 대부분을 식용으로 쓰고, 남는 것은 쪄서 비료로 활용하거나 렌더링 처리한다. 폐수 처리는 비용 부문도 그렇지만 환경오염 문제로 방류는 불가능하다. 박피 작업은 4번의 예비 작업을 거쳐 진행된다. 작업자들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등에는 와이어 세이프바가 연결 돼 있다. 높이가 자동 조절되는 리프트에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등 안전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설계가 돋보였다. 견학단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박피 작업이었다. 머리를 먼저 컷팅 해 별도 가공하는 우리와 달리 기계 작업으로 머리까지 한꺼번에 박피가 이뤄졌다. 머리 박피와 손질에 상당한 인건비와 시간이 소요되고, 소비 부진까지 겹쳐 보관마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 업계의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머리와 내장의 부산물 작업과 가공은 도축장에서 중요한 작업이다. 박피된 소 머리와 적출한 적내장은 종류별로 레일에 걸고 검사원들은 이상육과 식용가능한 내장을 분류한다. 불합격한 내장은 폐기하고 식용 가능한 내장은 관을 통해 부산물 작업장으로 자동 분류된다. 박피된 머리 역시 레일에 걸어 검사를 마친 뒤 발골 작업 한다. 도축장 안에서 머리 작업이 모두 끝나는 셈이다. 백내장 역시 검사 뒤 폐기와 식용으로 나뉘어 슈트로 보낸다. 부산물 작업장에는 세척, 가공, 냉장, 가열처리 시설까지 완벽히 구비돼 있어 놀라웠다. 대부분 ‘위’ 위주로 소비가 이뤄지는 백내장은 1차 세척과 2차 리파잉(60℃ 열처리), 3차 조리(90℃ 열처리) 과정을 거쳐 완제품으로 생산된다. 불합격 판정 받은 내장은 팻 사료로 활용한다. 도축장에서 물 사용은 마지막 손질과정에서 도체 면적에 따라 분무량이 자동 조절되는 스프링클러 세척 작업뿐이었다. 세척과 오염 물질 제거 작업은 스팀 진공 작업해 물 사용을 최대한 억제한다. 완벽하게 위생·관리되는 출고지는 레일 높이가 약 3.8m로 자동 출고시스템을 통해 사람이 직접 현수하거나 이동시키지 않아도 레일별로 자동 출고된다. 출하하는 소들의 60% 이상은 12~16개월령의 육우 어린 소(Young bull)이고, 나머지는 젖소이다. 육우부산물인 ‘육우’ 송아지 값 폭락과 소비를 놓고 고민이 깊어가는 우리업계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돼지 도축장 스벡의 돼지 작업장은 소 도축장에서 취리히 방면 서쪽으로 약 27km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계류장부터 돼지 습성을 고려해 경사를 두었고, 조명과 채광을 밝게 했다. 동물복지를 고려한 CO2 실은 5~6마리 돼지들이 무리지어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동선 시스템 설계 때문인지 힘들이지 않고 돼지를 이동시켜 스트레스를 줄였다. 작업과정에서 돼지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소 작업장과 마찬가지로 돼지 혈액 역시 폐수처리장으로 흘려보내지 않는다. 특히 위생적인 채혈작업이 눈에 띄었다. CO2 기절 뒤 현수한 도체에 호수가 연결된 날카로운 칼로 채혈해 곧바로 주입기로 흘러들어가는 방식이다. 외부와 접촉하지 않도록 위생적으로 모아 혈액탱크에 보관해 식용이나 산업용으로 활용한다. 순대나 선지국 등에 사용되는 선지는 여전히 쇼트닝 박스에 비닐을 씌워 유통하는 국내 선지 유통을 비교하면 부러운 대목이다. 도체 처리 방식은 우리와 비슷하다. 스팀 탕박(63℃) 후 역방향과 정방향 두 축으로 가동되고 있는 탈모기를 거쳐 적절한 화염방사기를 통해 잔털과 미생물 오염 등을 차단한다. 세계적인 품질 위생 기준에 부합한 시설에는 자동 항문 적출기와 함께 벨리 오프너(belly opener)를 갖춰 내장을 터뜨리지 않고 자동으로 복부를 절개한다. ‘이력추적시스템’도 주목할만 하다. 농장 중심의 돼지이력추적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와 달리 도축단계에서 모든 정보가 입력된다. 출하된 돼지는 입고되면서 농장 번호 등을 문신으로 새기고 이를 바탕으로 도체 작업과 검사를 진행하며 도축장에서 각종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특히 내장과 도체를 동시에 검사하는 위생·안전 검사 시스템은 완벽한 안전성 검사를 통해 이력추적시스템을 완성하고 있다. 각각의 도체와 내장 검사라인에는 빨강과 파랑, 초록과 녹색 등 4가지로 색깔을 구분시켜 각 레일로 이동하면 전문검사원들이 이상육이나 내장을 구분해 컷팅 작업하거나 폐기 또는 별도 이동시키고 이를 스크린에 곧바로 입력한다.<그림참조>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지육과 내장은 도축단계에서 가려내고 농가에게 통보하게 된다. 별도로 분리된 관으로 이동한 적내장은 종류별로 자동 분류돼 소시지나 햄 등의 원료로 활용하거나 세척해 상품화 한다. 소장 점막은 지혈제를 추출해 의약품화하고, 대장은 바이오가스로 활용하는 등 부산물을 남김없이 소비·자원화한다. 머리 역시 모든 것을 발골해 소비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머리뼈는 부피가 커서 보관이 어렵고, 뼈와 함께 보관해 저장 기간마저 단축될 수밖에 없는 우리가 돼지 머리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고민할 만하다. 출고작업 역시 전 자동으로 이뤄진다. 센서 자동 인식으로 인부가 직접 밀지 않아도 중량별로 구분되어 이동한다. 예냉실 안의 도체는 거의 붙어있지만 냉작업이 제대로 이뤄져 알맞은 온도가 유지되고 있는 점, 한 톨의 부착물 없이 말끔한 냉장 창고, 섹션별로 완비된 청소 기구는 위생과 안전에 이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2013년 12월 13일 - 축산경제신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