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18)미국 가축 혈액 자원화 사업 그 현장을 가다(축산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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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작성일 2014.04.19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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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축 혈액 자원화 사업 그 현장을 가다
 

가축 혈액은 소중한 자원

 
가축의 혈액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선진지 벤치마킹 등의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축산물처리협회(회장 김명규)는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7박 9일간 협회 이사진 및 회원사 관계자들과 견학단을 구성해 미국내 혈액 자원화 사업 현장을 시찰했다.
견학단들이 방문한 미국 APC사는 가축 혈액을 원료로 기능성 단백질 사료 원료를 제조·생산해 미국 현지는 물론 한국과 세계 각 나라로 수출·판매하고 있어 견학단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미국 혈액 공장 견학은 국내 도축업계의 혈액 자원화를 위해 업계가 선진지 사례를 직접 견학하기 위해 계획됐으며 한국 내 혈액자원 수거 등 국내 시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APC측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국내 견학단들과의 면담에서 조이 캠벨(Joy Campbell) APC 회장은 “동물 혈액은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된 매우 가치 있는 원료자원”임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가축 혈액 자원화 사업에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의 혈액 자원화 사업 현장을 둘러본 우리측 관계자들은 “가축의 혈액을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해 일찌감치 연구 사업을 시작해 현재 완벽한 제품을 상용화하고 있다는 데 놀랐다”면서 “가축 혈액의 소량을 선지와 순대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본지는 축산물처리협회 임원 및 관계자들과 동행·견학한 미국 APC 데니슨 혈액공장과 도축장에서의 혈액 수집 과정, 국내 시사점 등을 총 3회에 걸쳐 특집으로 연재한다.

 

 

완성품인 플라즈마 파우더를 25kg 단위로 포장하는 모습.

혈구·혈장 분리…가축면역증강 재활용
 

 

 

 

미국 농무부(USDA)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소 사육마릿수는 2014년 1월 현재 8770만 마리, 돼지 사육 마릿수는 6590만 마리로 추정된다.

명실공히 세계 최대 축산물 생산국 중 하나이다. 지난해 미국의 육류 생산량은 닭고기와 칠면조 고기 등을 포함해 933억 파운드(약 4200만톤)로 조사됐다.

어마어마한 양의 축산물 생산과 이를 위한 도축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가축 혈액 등 도축 부산물에 대한 연구가 일찌감치 진행된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분무 건조된 플라즈마를 저장 사일로로 이동시킨다.

◇APC, 세계 최대 플라즈마 생산기업
견학단들이 견학한 곳은 미국 APC 회사가 운영하는 혈액 자원화 공장으로 APC사는 사람과 가축의 건강과 면역 증진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식품과 사료 원료 등을 생산하는 로리드센(Lauridsen)그룹의 계열회사중 하나이다. APC는 현재 소, 돼지 등 가축의 혈액을 활용해 사료내 면역 증강제 등 기능성 단백질을 전문 제조·판매하고 있다.

1981년 설립해 세계 최초로 가축 혈액 관련 제품 개발에 착수, 지금까지 약 34년 동안 관련 연구 사업에 매진하면서 관련 기술이 세계 정상급 수준에 달한다. 이에 따라 플라즈마(혈장 단백질)에 관한 세계 최대 생산업체로 꼽힌다.

실제로 APC는 지난해 미국에서 도축된 돼지 약 1억두 가운데 75%의 돼지 피를 수집해 처리·판매했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전체 가축 혈액 발생량의 65%를 제품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아메리카지역에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약 22%의 피를 가공·처리하고 있으며 유럽의 영국과 스페인, 폴랜드에도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지역에선 현재 중국내 베이징과 더저우에 2개 공장을 갖고 있다. 한국 시장에도 올해로 25년째 플라즈마를 수출하고 있다. 거의 전량이 돼지의 자돈 면역을 증강시키는 사료의 부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APC의 제리 프랭크(Jerry frank) 사료부문 부사장은 “가축의 혈액을 가공해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연구와 지식,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가축의 피를 어떻게 위생적으로 수거해 처리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혈액에서 분리된 혈장은 냉각 과정을 거쳐 절연탱크에 저장된다.

◇가축의 혈액, 자원화 되기까지
APC의 데니슨(Denison)공장을 찾아 견학단이 방문한 APC의 혈액 처리 시설은 미국 아이오와주(州)에 있는 데니슨(Denison) 혈액 공장이었다.

아이오와주의 주도(州都)인 디모인(Des Moins)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약 2시간 반여를 달리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가도 가도 끝없는 옥수수와 콩 밭 뿐이었다. 아이오와주는 면적이 남한의 1.5배에 달하지만 산지가 거의 없이 호남평야와 같은 농지가 주 전체에 펼쳐져 대규모 콘벨트 지대가 형성되면서 옥수수를 사료 주원료로 한 축산업이 매우 발달해 있다. 이같은 영향으로 도축업 등 축산물 가공과 농업기계 제작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디모인 다운타운에서 출발한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사방은 모두 옥수수, 콩밭으로 하늘과 맞닿아 있어 농업·축산의 도시임을 실감케 했다.

APC의 혈액 공장은 아이오와 주내에 위치한 오텀와(Ottumwa) 카길 도축장과 타이슨 도축장, 그리고 인근 일리노이주의 도축장에서 1차 처리된 돼지 혈액을 수거해 이곳 데니슨 공장에서 제품화 한다.

1차 처리란, 도축과정에서 모아진 혈액에 대해 우선 섬유질과 불순물을 제거해 원심분리를 통해 혈구와 혈장을 분리해 내는 작업이다. 혈구는 도축장에서 별도로 처리해 비료화하거나 바이 패스 프로덕트(by pass product) 등 낙농 보조사료로 활용하고, 이곳에선 도축장에서 전용 탱크로리로 수거한 혈장(플라즈마) 부분만 처리한다. 수거와 운송은 마치 원유 집유과정과 흡사하다. 긴 탱크로리차로 빨아들여 혈액공장으로 운집시킨다.

혈액공장에 수집된 혈장은 고도의 정밀한 이물질 제거작업이자 균질화 작업인 ‘나노 필터’과정을 거친 뒤 화씨 580℃에서 90℃까지의 열풍건조와 탈수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인 ‘플라즈마 파우더’를 만들게 된다.

이곳에는 건조분무기 4대와 나노필터기 2대가 구비되어 있다. 혈장에서 분말을 만드는 데까지는 약 하루정도가 소요된다.

플라즈마 파우더는 분유와 색깔과 모양이 비슷하다. 25kg의 규격화된 포장 봉투에 담겨진 플라즈마 파우더는 자돈의 면역 증강제에 쓰이기 위해 사료 회사나 직접 사용하는 농가에게 운반된다.

지난해 데니슨 공장에선 약 1억두의 미국내 돼지 도축물량 중 42%인 4200만두분의 돼지 혈장을 처리했다.

APC 관계자에 따르면 플라즈마 파우더는 자돈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혈액내 혈장이 체온조절과 삼투압, 혈액의 ph농도 조절 작용 외에 면역체계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애초 APC사의 혈액사업 연구가 이같은 기전에 착안해 비롯된 것인가를 짐작케 한다.

특히 APC는 지난해 대규모 재원을 들여 최신 연구실을 완비하고 식품과 건강은 물론 플라즈마 등 가축 혈액과 관련한 심도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가축 혈액, 사료자원으로 가치 충분

 

 

최종 상품인 플라즈마 파우더.

APC의 플라즈마는 한국에서도 자돈 사료용으로 25년 넘게 사용되며 연간 2500톤 가량이 수입되고 있다.

현재 APC는 한국의 도축장 구조조정사업에 따른 도축장 통폐합과 이로써 파생될 수 있는 가축의 혈액 수거 효율화와 자원화 사업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혈액처리 사업은 매우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공정으로 APC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한국의 가축 혈액 자원화를 현실화해 도축장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이를 통해 아시아권의 가축 혈액 확보 등 자사의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APC의 스콧(Scott A.A.Dorr) 부사장과 데니스(Dennis L. Skou) 부사장은 지난해 9월 방한, 국내 도축장과 협회를 방문하는 등 국내에서의 가축 혈액 자원화 사업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APC 혈액공장을 둘러본 국내 견학단들은 혈액을 활용한 사료의 면역증강제를 생산하는 기술과 노하우에 감탄하면서 APC사의 국내 혈액자원화 시설 투자 의향과 계획도 주의 깊게 들었다. 다만, 국내의 도축능력과 폐수처리부문, 도축장내 원심분리처리시설 투자 등 국내 여건과 실정에 맞는 시설 투자가 과연 현실화 할 수 있느냐에 대해 견학단들은 각기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견학단들은 “가축의 혈액에서 부가가치를 찾기 위해 30여년전부터 연구개발에 나서 기능성 단백질을 제조하고 있다는 데 놀랐다”면서 “현재 대부분이 정화와 폐기물로 처리하며 도축장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 2014년 4월 18일 - 축산경제신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