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혈액 자원화 해법은 없나
<4> 우리의 대응
도축장서 적혈구 분리 1차 처리…대랑수거 후 자동화시스템 관리
자원화 부가가치 높아…공동사업화로 초기 투자비용 부담 절감을
▲견학단은 미국 전체 혈액의 42%를 처리하고 있는 APC 데니슨혈액공장을 방문했다.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혈장파우더가 생산되는 현장을 돌아보고 기념 촬영을 했다.
우려와 기대감을 가지고 미국의 혈액처리과정을 둘러본 견학단은 혈액 자원화 환경에 입이 딱 벌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량수집으로 인한 경제성이었고, 신속하면서 효율적인 처리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혈액의 신속한 처리
미국의 동물혈액 처리의 가장 큰 특징은 Co-Work 부분이다. 혈액은 부패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처리도 빠르게 해야 한다. 방혈 후 모든 혈액은 도축장내 APC가 투자해 만든 시설에서 1차 처리 후 적혈구와 혈장을 분리한다는 점이다. 도축장에서도 적혈구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효율적인 혈액수거 시스템
혈액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수집시스템으로 혈액은 즉시 격리된 프로세싱 영역으로 이동되고, 혈장은 세포분획으로부터 분리시킨다. 수집된 혈장은 몇 분안에 냉각하고 절연탱크로 저장된다. 혈장은 전용, 격리 탱크에서 매일 정해진 탱크로리를 통해 혈액 공장으로 가게 된다. 이렇게 수집된 혈액은 바이오세이프티(Biosafty)를 기초로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품질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대량 수집으로 인한 경제성
미국은 아이오와 주를 포함한 주변 주들이 미국 돼지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 공장에서 혈액의 40%를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집단계부터 대부분 자동화해서 혈액량에 맞춰 항응고제와 수포제를 자동으로 넣고 혈액수집량을 전부 계산해서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규모화의 경제인 것이다.
국내에도 혈액 자원화 사업을 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된 가운데 견학단의 생각을 들어봤다.
축림 박상협 대리는 “혈액의 1차 처리 부분에서 배울 것이 많았다. 혈액수집과정부터 세부적으로 살펴봤다. 가장 큰 이점은 도축장 이미지 개선과 함께 폐기되는 혈액으로부터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팜스코 권원상 팀장은 “혈액처리는 개인기업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혈액의 수집부터 자원화 할 수 있는 부분까지 기술개발과 투자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공동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농협의 이철규 과장은 “전살 후 혈액을 받는 것은 다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만 변경하면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미국식, 유럽식이 아닌 한국형 모델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속엘피씨 전성행 팀장은 “국내 현실에 있어서 미국시스템을 접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현재 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지난해부터 일부는 금지 됐다. 개별 도축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가 공공의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농 정구홍 이사는 “한국은 대량수요를 원하는 곳도 없고 시스템을 갖춘 곳도 없다. 적혈구와 혈장을 분리해 분말화 했을 때의 고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시설을 갖추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이에 따른 폐수처리비용도 상당히 많이 들어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드람 LPC 김경환 대표는 “혈장단백질을 기능성 면역글로빈을 뽑아내 자돈사료로 쓰면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협회와 정부에 적극적으로 자원화시설을 건립할 필요가 있다”며 “도축장에서 직접 혈분을 만드는 것은 힘들다. 가축혈액으로 혈분을 만드는데 판매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 적자구조이고 혈장과 혈구를 구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여유 공간도 없다. 국내에서는 전혈을 수집처리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식품 황영주 대표는 “혈액자원화 시설을 갖추는 것은 필수이지만 설치하게 되면 회사는 적자일 것이다. APC가 투자해 혈액을 처리하게 되면 국내 수집상이 걸릴 것이다.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진산업 이정희 대표는 “국가마다 다르지만 혈장단백질, 철분제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만큼 국내에도 혈액을 자원화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했다는 사실 자체가 감개무량하다. 다만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공동사업화부분에 눈을 돌려야 하며, 한국은 미국과 달리 국토면적이 작으므로 원유수송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광역단위로 관리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영남LPC 장환달 대표 “혈액을 자원화하는 부분에 있어서 유럽처럼 고부가가치로 생산할 수 있는지가 숙제로 남았다. 식품으로 만들기 위한 공정은 더 까다롭고 시설비가 많이 들 것이다. 혈액을 자원화하는 것이 과연 돈이 되는지 경제성이 있어야 하는지 적절히 검토해야 힌다”고 말했다.
롯데푸드 최해규 팀장은 “모든 업체가 혈액을 처리하는 것이 애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은 선지판매로 혈액을 처리해 비용을 적게 들고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톤당 5만원이 들고 있다. 개인기업이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APC와 협회, 기업체, 정부 등 구심점을 갖고 잘 접목해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한국축산물처리협회 김호길 전무는 “협회는 도축장 경영을 정상화 할 수 있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부산물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왔다. 이 중 혈액자원화시설을 갖추는 문제는 당장은 적자산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규모화해 비용을 절감시켜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을 고민해 보겠다. 유럽과 미국의 방식을 혼합해 국내실정에 맞는 시설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잠재 가치 무한…경제적 수집이 관건
■인터뷰 / 루이스 러셀 APC 총괄사장
“동물혈액의 잠재적 가치는 무궁무진 합니다.”
동물영양학 박사이면서 가축혈액가공협회장을 맡고 있는 루이스 러셀 총괄사장은 “혈장으로 만든 사료를 쓰지 않고 있는 나라가 많은 만큼 세계 동물혈액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며 “중국도 한국보다 두 배가 비싸도 효과가 좋으니 구매량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사장은 특히 “현재와 같이 한국이 도축장구조조정과 통폐합 과정이 잘 진행되면, 한국의 혈액자원화시설은 하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혈액시장은 검토해본 결과 유용하게 수집이 안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은 이미 혈장단백질을 수입해서 쓰고 있으며 잘 수집만 되면 한국산으로 대체될 것이다. 또한 한국의 도축산업이 통폐합과정을 거치면 경제적으로 혈액을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루이스 사장은 “동물혈액은 좋은 단백질이며 기능성자원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각종 가축질병 이슈에 대해서도 정부·학계와 함께 연구해 나가고 있어 안전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2014년 5월 12일 - 축산신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