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704)제2 도축장 구조조정 시작되나(축산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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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작성일 2014.07.05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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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도축장 구조조정 시작되나

농협 패커육성 본격화…영세업체 불안 팽배

 

축산물처리협회, 상생방안 마련 촉구

 

FTA에 대응한 축산업 경쟁력 제고의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정부가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농협 및 품목 농협의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소규모 영세 도축장들을 중심으로 제2의 도축장 구조조정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돈협회 등 생산자단체들은 자사 이익에 중점을 둔 대기업 민간 패커보다 농민 조합원을 위한 협동조합형 패커를 적극 지지하면서 협동조합형 패커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민간 도축장 인수를 추진하다 번번이 불발에 그친 농협은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증설로 가닥을 잡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소 및 돼지라인이 두 개로 늘어나는 음성공판장은 작업이 마무리되는 2016년 4월경 일 소 작업물량이 1000여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양돈품목조합으로는 부경양돈농협이 두 개의 도축장을 합쳐 신규 도축장 건립을 추진 중에 있고, 도드람양돈이 충남·호남권 공급을 위한 제2도축장 확보를, 대전충남양돈이 돼지 일 3000두 물량의 도축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주양돈농협 역시 협동조합패커를 목표로 도축장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2008년부터 시행된 도축장구조조정법에 따른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다다른 가운데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도축장 신·증설 및 통·폐합 사업은 제2의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정부는 당초 도축장 구조조정을 통해 2009년 86개에 달하는 도축장을 36개까지 축소하겠다고 밝혔지만 ’09~’13년까지 5년간 실적은 15개소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이 높은 영세 도축장들의 경우 구조조정자금이 부채를 청산할 만큼 지원되지 않아 사업을 지속하며 수명을 연장해온 가운데 구제역 이후 소, 돼지 사육두수 증가로 물량이 증가하면서 경영 여건이 다소 호전되면서 도축장들의 경영난에 숨통을 열어준 것도 도축장 구조조정사업이 지난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향후 소 및 돼지 도축물량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 속에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은 영세 도축장들에게 도축물량 이탈 등으로 향후 작업 환경과 경영 여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도축업계의 대규모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축산물처리협회가 2013년 소·돼지 도축작업물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의 경우 상위 5개도축장 작업물량이 전체 소 작업물량(106만4915두)의 39.6%인 42만 2241두를, 돼지의 경우 10개 작업장에서 돼지 전체 도축두수(1589만8237두)의 34.1%를 작업한다.

이 가운데 민간기업 및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은 도축작업물량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더욱 부추겨 일반 도축장들의 폐업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견해다.

이같은 전망과 관련해 축산물 도축 및 유통이 대기업 패커와 협동조합형 패커로 양분되면서 영세 작업장들은 물론 그동안 산업을 지탱하고 유지해온 건실한 지역 도축장마저 고사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축산물처리협회 이사회에서도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과 관련해 이사 및 회원사 대표들은 존립기반 약화를 크게 우려하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사진들은 “국민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보다 위생적인 시설을 짓겠다고 하는 데 이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축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온 기존 도축장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제2의 구조조정 사업을 추진하거나 지역 특화 도축장 운영 등 도축업계의 생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정희 이사(㈜우진산업 대표)는 “단순한 임도축 형태에서 벗어나 종합 축산물 유통을 지향하는 패커 육성의 흐름을 거스르긴 어렵다”면서 “대기업형과 협동조합형 패커 사이에서 민간 도축업계가 어떤 형태로 생존해 나갈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근호 부회장((주)평창기업 대표)은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 없다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소규모 도축장에도 협동조합 패커 육성에 상응하는 형평성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제2의 강력한 구조조정방안 마련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4년 7월 4일 - 축산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