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908) 특집 테마 2. 프롤로그-대한한국 축산업, 청정(淸淨)과 손잡다(축산경제)

  • facebook
  • twitter
  • naverblog
공고
작성일 2017.09.09 작성자 관리자
첨부파일


축산과 청정(淸淨). 두 단어의 조합이 아직은 낯설다. 이질감까지 느껴진다. 청정이란 맑고 깨끗함을 의미한다. 우리에게는 청정보다는 친환경이란 단어로 더 익숙하다. 그러나 축산이란 단어 뒤에는 언제부터인가 악취, 살처분, 살충제, 광우병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시키기 위해 정부와 축산업계가 함께 동물복지, 가축전염병 청정화, 악취저감 등을 실시하지만 갈 길이 멀다.

오늘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부단한 노력으로 축산에 청정이란 단어를 결합시키는데 성공한 선도적인 모델이 있다. 모돈 550여 마리 규모 자유농장. 20여 년전부터 묘목을 심기 시작해 현재 1000여 그루의 무성한 나무들이 자란다. 돈사 옆에는 그늘이 많이 생기는 느릅나무와 계수나무, 진입로에는 가로수로 널리 활용되는 메타세콰이어, 사무실 앞쪽은 아름다운 조경을 뽐내는 꽃나무, 퇴비사 등 악취 발생 지역은 은은한 향을 품기는 측백나무와 스트로브 잣나무를 심었다.

화정식품 도축장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곳곳에서 꽃들이 만발하다. 외관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샤워기를 설치해 돼지와 소의 몸체를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고, 돼지나 소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곳곳에 급수대를 설치했다.

해피초원목장은 돗자리 하나만 있어도 좋다. 여기에 동물 먹이주기, 한우버거 만들기, 당나귀 타기, 숲 체험, 목공 체험, 농산물 수확 체험, 떡 만들기, 농촌 교육농장 프로그램에 따른 체험 등 즐길 거리가 다채롭다. 이 목장에 숙박시설은 없지만 방문객이 텐트를 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텐트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면, 호수에서 올라오는 안개를 볼 수 있다.

가축전염병 청정화는 축산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해마다 FMD, 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다. 그 때마다 축산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살처분 현장에 같이 묻히곤 한다. 그나마 FMD는 예방 백신 접종 이후 컨트롤 능력이 생겼지만, 고병원성 AI는 한번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FMD나 고병원성 AI보다 더 강력한 파괴력을 보유한 새로운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이 국내로 유입된다면, 축산업계는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축산과 청정, 친환경이란 단어가 서로 조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축산업계 스스로 양심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살충제 계란 사태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제주 가축분뇨 무단 방류사건이 발생했다.

제주 한림면의 일부 한돈농장에서 상당량의 가축분뇨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우리나라에서 청정축산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이 제주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동안 쌓아온 청정제주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켰다.

한림읍 지역주민 400여 명은 지난달 29일 한림읍사무소에서 비양심 농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 가축분뇨 불법 투기에 대한 처벌과 근본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제주 양돈산업발전협의회(공동의장 김성진 제주양돈농협조합장, 김영선 대한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장)는 지난 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사과문 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사태의 책임은 가축분뇨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친환경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기본 의무와 책임을 망각한 해당 농가와 이를 책임 있게 계도하지 못한 생산자단체에 있다”고 밝혔다.

또 “생산자단체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가축분뇨의 적정처리와 재발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 가축분뇨 적정처리 여부 감시를 위해 생산자 스스로 농가별 배출량과 처리량 부합여부, 처리과정의 적법성 등을 행정과 별도로 모니터링 하는 자체 점검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청정축산을 위해서는 깨끗한 환경에서 가축을 건강하게 사육하고,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 공급 시스템을 확립시켜야 한다. 다시는 살충제 계란 사태와 제주 가축분뇨 무단 유출 사건 등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오랜 시간 쌓아올린 청정과 친환경 이미지 훼손은 한순간이란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이교훈 친환경축산협회장은 “축산은 국민의 식량을 공급하는 영양학적 가치를 넘어 식량안보의 가치와 함께 자연·사람·환경의 순환이라는 관점에서 가치를 지닌 산업이다”라며 “고부가가치와 고품질 안전축산물을 생산·공급하는 친환경축산 시스템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그러나 이러한 목적과 목표는 어느 한 개인 또는 단체의 힘으로는 이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축산물 생산을 위해 축산인과 축산관련 산업인 모두가 함께 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2017년 9월 8일 - 축산경제 신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