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402)“가격보단 건강”…동물복지 인증 축산물 뜬다(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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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4.03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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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꼼꼼히 확인하며 축산물을 고르고 있다.

 

가격 다소 비싼 편이지만 올초 이마트서 지난해 대비 인증 돼지고기 매출 42% ↑

늘어나는 소비에도 불구 인증 농장 전국 147곳뿐 기반 조성 위한 지원 시급
 


최근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 박람회가 열린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식품관은 평일 저녁임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격이 다소 비싼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을 일반 상품 수준으로 할인 판매해서다.

퇴근 후 일부러 장을 보러왔다는 정은혜씨(38)는 “조금 비싸더라도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을 사 먹는 편”이라며 “좋은 환경에서 키워진 동물들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적어 몸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계도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한 축산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가장 적극적이다. 동물복지 인증농장 중 유일하게 1만마리 이상 돼지를 사육하는 제일종축농장(경기 이천)의 돼지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닭고기·오리고기 전문 가공업체인 ‘참프레’에서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 제품을 납품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동물복지 양돈농장 1호인 강산이야기농장(전남 해남)에서 돼지고기를 납품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아예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닭고기 전문 매장을 전국 주요 점포에 4·5월 개장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 열풍에 뛰어들었다. GS수퍼마켓은 3월부터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삼겹살·목살) 제품을 출시했다.

이들 축산물의 판매도 성장세다.

이마트의 동물복지 인증 삼겹살은 100g당 2270원으로, 1680원인 일반 삼겹살보다 35% 비싸지만 매출은 상승세다. 올 1~2월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1%나 늘었다고 이마트는 밝혔다. 롯데마트도 이 기간 동안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배나 늘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축산농장은 현재 147곳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이중 95곳이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농장이다. 돼지 사육농장은 12곳뿐이고 한우는 인증을 받은 농가가 1곳도 없다.

전성만 GS리테일 축산MD(상품기획자)는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유통업체는 ‘안정적 공급처’를 구하기가 어렵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통 전문가들은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 공급량을 늘리려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직까지 동물복지 기반이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아서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받으려면 농장은 물론 운송차량·도축장도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며 “현재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돼지 도축장이 전국에 4곳일 정도로 여건이 열악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2018년 4월 2일 - 농민신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