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문을 여는 축산물종합유통센터는 국내 축산물 유통시장의 지형도를 바꿔놓을 것입니다. 유통단계를 줄이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고품질 축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하면 국내 축산물 수요가 늘어나 농가소득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남 김해 부경양돈농협(조합장 이재식)이 사업비 1950억여원을 들여 주촌면 내삼리 일대 9만5000㎡(2만8737평)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짓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운영 중인 김해축산물공판장(어방동)과 부경축산물공판장(주촌면)을 통합해 규모화와 시설 현대화를 꾀하는 것이다.
특히 부경양돈농협은 새로운 축산물유통센터를 통해 친환경적이면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도축장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축산물유통센터 내에 들어서는 도축장은 하루에 돼지 4500마리, 소 700마리를 작업할 수 있다. 단일 도축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또 하루 돼지 3000마리, 소 150마리를 가공할 수 있는 육가공시설이 설치된다. 더불어 부산물처리장·폐기물자원화시설·폐수처리장도 갖춰진다.
서종태 양돈계열화사업단장은 “고품질 축산물을 안전하게 생산·유통할 수 있는 최첨단 자동화시설과 분뇨·혈액·지방 등 폐기물을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자원화설비가 완벽하게 구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산물유통센터가 완공되면 도축·가공·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져 유통경로 단축, 비용 절감에 따른 축산물 가격안정,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경양돈농협은 2010년 미래 중점사업을 준비하면서 축산물유통센터 개념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북미·남미·아시아 등 축산 선진국과 신흥국을 수차례 방문, 주요 시설을 견학하면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웠다. 때마침 정부도 네덜란드 등 선진국처럼 축산물공판장 통합을 위한 민간사업자를 모집했다. 이러한 두 조건이 맞아떨어져 2014년 부경양돈농협이 사업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후 부경양돈농협은 직원과 컨설팅업체 등 전문가로 구성된 사업단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외국 전문기관에 자문해 2년여 준비 끝에 축산물유통센터 기본 설계를 마쳤고, 설비부문 설치와 관련해선 덴마크의 한 회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한 선진국 수준에 맞춘 축산물유통센터답게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모의실험을 하며 수정·보완 작업을 하고 있다.
서 단장은 “우리 농협의 축산물유통센터는 에너지 절감과 더불어 부산물까지 자원화하는 친환경유통센터”라며 “이곳에서 미래 축산업의 신성장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적 위생수준을 갖춘 도축장인 만큼 수입 축산물 견제는 물론 수출 전진기지의 역할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1983년 지역 양돈농가들이 모여 설립한 부경양돈농협은 돼지 품종개량부터 사육·도축·가공·유통·지도컨설팅·금융서비스까지 계열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연간 사업규모가 2조14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양돈전문농협으로, 정부 인증 돼지고기 브랜드인 <포크밸리>를 생산·유통하고 있다.